"중동 전쟁 직격탄"…현대차 인니 공장 가동률 '급락' 예상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7일, 오후 07:11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HMMI)이 중동 전쟁 리스크 직격탄을 맞으며 가동률이 급락할 우려에 직면했다. 중동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데다, 인도네시아산 자동차의 주요 수출국 중 한 곳인 멕시코가 올해부터 고율 관세 부과에 돌입한 영향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생산법인(HMMI) 전경. (사진=현대차)
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연간 약 7만대 수준의 생산을 유지해온 HMMI는 멕시코 관세와 중동 전쟁 영향 등에 연 생산량이 약 5만5000대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근 연간 생산 대수 대비로는 70%, 연간 생산능력 대비로는 30%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중동전쟁 장기화시 공장 가동률 급락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당장 올 상반기 HMMI 생산 계획이 당초 약 3만1000대 수준에서 2만2300여대로 하향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HMMI는 연간 15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아세안 핵심 생산기지다. 2022년 가동 이후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을 겨냥한 수출 허브로 기능해왔다. 약 77만㎡ 규모 부지에 프레스·차체·도장·조립 공정을 갖추고 있으며 전기차부터 내연기관차까지 생산 가능한 통합 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HMMI에서는 현지 특화 전략 차종인 크레타와 스타게이저를 포함해 싼타페, 아이오닉5 등이 생산 중인데 주요 수출 차량은 스타게이저와 크레타 두 종류다. HMMI는 인도네시아 내수 보다는 수출 비중이 높은 공장이다. 중동 전쟁이 터지기 전인 올해 1월, 2월 각각 4080대, 4241대 가량 수출 실적을 기록했고, 인니 현재 내수는 1017대, 1948대 수준이었다.

문제는 단순한 수요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유가 상승과 물류 차질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로 해상 운임이 급등하고 납기 지연 가능성이 커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수요 감소와 비용 상승’의 이중 부담에 직면한 상황이다. 고유가 기조가 지속될 경우 자동차 구매 수요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은 HMMI의 전략적 위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아세안 공략의 전진기지로 삼고 현지 생산-배터리-수출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왔다.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까지 연계한 ‘현지 완결형 생산 체제’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전략 차종 크레타. (사진=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최근 현지 출장에서 공장 가동률을 연간 생산능력 수준인 15만대까지 끌어올릴 것을 주문하며 생산 확대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수요 환경에서는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멕시코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자동차 품목에 최고 세율인 50%를 적용한 점도 HMMI 생산 경쟁력 악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멕시코는 올해부터 중국, 인도, 한국,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관세 인상 국가로 지정했다. 멕시코는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수출 규모가 연간 약 6억 달러(2024년 기준)에 달하는 주요 수출국 중 한 곳이다.

멕시코가 인도네시아산 자동차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현대차는 멕시코로 향하던 물량을 중동이나 아프리카 지역으로 전환하여 수출 판로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업계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HMMI가 당초 계획했던 생산 확대는 물론 기존 평균 생산 수준조차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현대차·기아 글로벌 판매의 약 4~5%를 차지하는 핵심 신흥시장”이라며 “인도네시아 공장은 현대차의 신흥시장 전략에 주요 거점인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타격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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