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 플룸네트워크 총괄 “토큰증권 법제화에도 시장 정체…글로벌 자본 유입 구조 시급”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7일, 오후 05:30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미국 예탁증서(ADR)와 유사하게 기존 자산은 국내 법 체계 안에서 보호하되, 이를 토큰화한 자산은 해외 투자자에게도 개방해야 합니다.”

실물 기반 자산(RWA) 글로벌 기업인 플룸네트워크의 김수민 한국 총괄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제도 설계를 위한 과제(해외 사례 분석과 대응 전략)’ 세미나(주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타이거리서치 공동 주관)에서 “한국은 지금 법을 만드는 단계에 있다”며 “법제화도 중요하지만 외국 자본이 유입될 수 있도록 구조적 병목을 해소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수민 플룸네트워크 한국 총괄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제도 설계를 위한 과제(해외 사례 분석과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김 총괄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의 배경으로 글로벌 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짚었다. 올해 3월 기준 토큰화 자산 시장 규모는 약 37조원 수준으로, 월 5~6% 이상, 연간 80~100%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인베스코, 프랭클린템플턴, 아폴로 등은 온체인 기반 자산 운용에 나서며 시장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시장 확대를 넘어 금융 시스템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홍콩 금융당국(HKMA)이 2023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채권을 토큰화할 경우 매수·매도 가산금리(스프레드)가 최대 5.3% 줄고, 개인 투자자 접근이 가능한 상품에서는 10% 이상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김 총괄은 “채권 발행 과정에서 주관사, 예탁기관, 청산소, 결제은행 등이 반복적으로 서류를 주고받는 절차를 스마트컨트랙트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총괄은 이러한 글로벌 흐름과 달리 국내 시장은 제도와 인프라 측면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큰증권 관련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시행 시점이 2027년이며, 세부 규정도 마련되지 않아 기관 투자자들이 상품을 설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국인 투자 경로가 부재해 글로벌 자본 유입이 제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결제 인프라 단절 문제도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았다. 김 총괄은 “블록체인 기반 자산은 24시간 실시간 거래·결제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공식 결제수단으로 인정되지 않아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총괄은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자본과 연결되는 시장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홍콩은 발행과 결제 인프라를 동시에 설계해 기관 자금 유입을 이끌었고, 싱가포르는 규제를 만드는 대신 표준을 먼저 설계해 글로벌 자본이 흘러 들어올 수 있는 경로를 구축했다”며 “한국 역시 이들 국가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ADR 구조 도입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 투자자가 한국 기업에 투자할 때 한국 증권 계좌를 개설하거나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달러로 ADR을 매수할 수 있는 것처럼, 원자산은 국내 법체계 안에 두고 해외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한 증서를 거래하는 방식이 적절하다”면서 “이를 통해 기존 법체계를 유지하면서도 해외 투자 경로를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외국환거래법상 스테이블코인 결제 허용, 화이트리스트 브릿지(블록체인 네트워크 연결 기술) 프로토콜 설계 기준 마련, 해외 유통 토큰의 법적 성격 명확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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