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조 풀어 기업 살리기 나선 당국…중동 리스크에 금융지원 속도전(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7일, 오후 05:33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금융당국이 중동발 충격에 대응해 업종별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석유화학·정유업종을 시작으로 업종별 지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7일 석유화학·정유업체와 시중은행, 정책금융기관 등을 불러 ‘중동 상황 피해 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열었다. 산업별 릴레이 간담회의 첫 회의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석유화학·정유산업은 중동 지역 공급망에 원유 수급 등이 직결돼 가장 먼저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고 있는 데다 전 산업에 기초 자재를 공급하는 기반 산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융위가 내놓은 지원책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수출입은행 등 4개 정책금융기관이 중동 지역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공급하는 정책 자금을 추경안을 통해 24조3000억원에서 26조8000억원으로 한번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KB국민·신한 ·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한 은행권이 공급키로 한 53조원 이상 규모의 신규 자금까지 합치면 금융 지원 규모는 80조원에 달한다. 중동 사태 발생 이후 지난 3월 한 달간 약 10조7000억원 이상의 정책·민간금융 자금(신규 자금 및 기존 대출 만기 연장 등)이 고유가·고환율 영향 업종과 관련 협력·납품업체 등에 지원됐다.

두 번째 카드는 회사채 차환 부담 완화다. 중동 상황 피해 중소·중견기업의 신보 P-CBO(채권담보부증권) 차환 시 상환 비율 등을 낮춰 순조롭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번 조치에 따라 상환 비율은 기존 최소 10%에서 5%로 낮아지며, 후순위 인수 비율과 가산금리도 각각 최대 0.2%포인트, 0.13%포인트 인하된다. 적용 대상은 향후 1년 이내 또는 종전 선언 후 한 달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P-CBO 발행분으로 약 90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석유화학 비중은 약 1700억원에 해당한다.

세 번째로 이달 조성되는 1조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6호)를 통해 석유화학 업종 등 사업 재편·구조조정에 본격 투자한다. 해당 펀드는 석유화학을 비롯해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철강, 이차전지 등 6개 주력 산업에 투자해 사업 재편과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원유 수급 기관인 한국석유공사의 유동성 확충을 위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석유공사가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금융위는 이번 간담회를 출발점으로 업종별 릴레이 간담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석유화학·정유에 이어 중동 리스크에 노출된 다른 산업군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추가 대책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해운, 건설, 플랜트, 유통 등 원자재 가격과 물류 영향을 직접 받는 업종이 다음 간담회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르면 내일 두 번째 간담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업종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현장 애로를 정책에 신속히 반영하고 실효성 있는 금융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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