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 에이디테크놀로지 대표(사진=김영환 기자)
AI 서버용 커스텀 CPU 플랫폼 ‘ADP620’은 ‘AI 인프라 아키텍처 파트너’로의 도약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ADP620은 2나노 공정 기반 고성능 컴퓨팅(HPC) 플랫폼으로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환경을 겨냥한 차세대 칩렛(Chiplet) 구조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ADP620은 2나노 공정과 Arm 네오버스(Neoverse) V3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AI·HPC 시장을 정조준한다.
특히 CPU 칩렛과 AI 가속기, 고속 인터커넥트를 결합하는 구조를 통해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반도체 설계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실제 사업화도 진행 중이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북미 HPC 팹리스와 협력해 ADP620 기반 칩렛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전 공정을 아우르는 턴키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이지숙 재무이사는 “AI 반도체 시대에는 단순 설계 서비스가 아니라 시스템 구조를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 역할이 중요하다”며 “에이디테크놀로지는 레벨0 설계 역량과 IP,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의 제품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반도체 산업은 AI 수요 확산과 공정 미세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설계 난이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팹리스 기업이 칩 구조를 설계하면 디자인하우스가 이를 구현하는 역할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초기 아키텍처 설계 단계부터 전문 설계 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인 구조로 바뀌고 있다. 고성능과 저전력을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AI 칩 특성상 설계 복잡도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설계 서비스 범위를 레벨0까지 확대했다. 레벨0은 시스템 아키텍처를 정의하는 단계로 칩의 성능과 전력 효율, 면적을 결정하는 핵심 영역이다. 회사는 레벨0과 RTL 설계를 포함한 레벨1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고객 요구에 맞춘 맞춤형 반도체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이 재무이사는 “기존 디자인하우스가 고객 설계를 구현하는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고객 요구를 분석해 최적 구조를 제안하는 단계로 진화했다”며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전략 변화는 실적에서도 나타났다. 에이디테크놀로지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645억원으로 전년 대비 54.41%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회사는 올해 매출 성장률 목표를 80% 이상으로 제시했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관련 프로젝트 수주 확대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파운드리 전략 변화가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과거 TSMC 중심 사업 구조에서 탈피, 삼성 파운드리 중심으로 사업 축을 재편하며 글로벌 고객 확보에 나섰다. 삼성 파운드리 프로젝트 수행 경험은 2019년 이후 170건 이상으로 확대됐고 첨단 공정 기반 설계 프로젝트도 늘어나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독일과 미국 법인을 통해 글로벌 팹리스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관련 프로젝트 수주가 늘고 있다. AI 확산으로 맞춤형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설계 전문기업의 역할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양산 연계 역량도 강점이다. 설계뿐 아니라 패키징, 테스트, 품질관리까지 포함한 턴키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이 단일 창구에서 개발과 양산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 대규모 칩 양산 경험도 이러한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이 같은 플랫폼 전략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 목표도 제시했다. 회사는 AI 인프라 반도체 설계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2030년 매출 1조원 규모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반도체 산업은 설계 경쟁에서 플랫폼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ADP620을 시작으로 AI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