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원화 입금 후 24시간에서 72시간 동안 가상자산 출금을 막는 ‘출금 지연 제도’가 가상자산거래소 별로 다르게 운영되고 있어 보이스피싱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당국은 8일부터 통일된 출금지연 예외 기준을 마련, 배포일부터 시행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가상자산으로 전환된 뒤 빠져가가는 것을 차단할 계획이다.
8일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거래소마다 자체적으로 운영되던 출금 지연 예외 기준을 정비해 강화된 출금 지연 예외기준을 반영한 통일된 표준내규를 마련했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각 거래소는 거래일수와 회원 이력, 입출금 횟수, 거래 금액, 금융사고 이력 등에 따라 출금지연 예외 기준을 서로 다르게 설정했다. 이로 인해 출금 지연 예외기준을 쉽게 충족하게 되는 경우,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범죄수익금을 즉시 인출할 수 있는 문제가 있었다. 지난해 3분기 동안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발생한 사기이용계좌의 59%(전체 2526건 중 1490건)가 출금 지연 예외대상 계좌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금융위원회)
앞으로는 금융위가 마련한 통일된 기준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횟수와 기간, 입출금금액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구체적인 출금 지연 예외 불가 요건을 명시해야 한다. 금융위가 해당 표준내규를 적용해 시뮬레이션을 시행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출금 지연 예외 대상 고객이 기존 대비 1% 이내로 감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출금지연 예외적용 고객을 대상으로 자금 원천 확인 등 강화된 고객확인 절차를 주기적(연 1회 이상)으로 실시하고, 가상자산 출금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해 예외적용 고객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가상자산거래소 등은 강화된 출금 지연 제도 적용에 따른 보이스피싱 피해 감소 효과를 점검하고, 예외기준을 우회하는 보이스피싱 자금 인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기준의 적정성을 재심의할 예정이다.
또 청산 등 보이스피싱과 무관한 사유로 즉시 출금이 필요한 경우, 정상적인 이용자의 불편이 없도록 출금 지연 예외를 허용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