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오르는데 운임은 깎여"…물류 현장, 고유가·저운임·비수기 '삼중고'

경제

뉴스1,

2026년 4월 08일, 오전 06:30

서울 거리에서 택배 기사들이 배송 작업을 하고 있다. 2026.3.9 © 뉴스1 최지환 기자
3~4월은 통상 택배 물량이 줄어드는 비수기입니다. 이 시기에 유류비는 올라 부담이 늘고 단가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으니, 현장은 그야말로 비상사태입니다. 화물·택배 노동자들이 고유가와 저운임, 비수기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전쟁 여파 등으로 치솟은 기름값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물동량 감소까지 이어지면서 물류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유가 폭탄에 비수기 겹쳐… "상생 불가능한 수준"
7일 관련 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물류 현장의 가장 큰 적은 '통제 불가능한 비용'인 유류비다. 한선범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최고가격제 도입 이후에도 여전히 유가가 높게 형성돼 있다"며 "직접 유류비를 지불하는 최전선 노동 현장에 있는 물류 노동자들에게는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외부적으로는 고유가 폭탄을 맞은 상황에서, 내부적으로는 택배사 간의 점유율 싸움이 대리점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택배 물류 관계자 A씨는 "대형 택배사들이 휴일 배송에 전면 나서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수수료를 낮추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실질 수입 축소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설상가상으로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 택배기사들의 부담은 더욱 심각하다. 또 다른 물류 관계자 B씨는 "주택 밀집도가 높아 배송 거리가 짧은 수도권과 달리, 안동 등 지방은 주택 간 거리가 멀어 이동 거리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동 거리에 비례해 사용하는 유류비 부담이 훨씬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안양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2.6.7 © 뉴스1 김영운 기자

건설 경기 침체로 물동량 감소…저운임 관행까지 기승
경기 침체로 인한 물동량 감소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박재하 화물연대 정책선전국장은 "시멘트 운송 분야 등 건설 경기와 밀접한 현장은 일감 부족으로 인한 소득 타격이 심각하다"며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어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법적으로 보장된 운임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현장의 '비양심적' 관행이다. 노조 측은 안전운임제가 적용되는 품목조차 위탁 운임 명목으로 적정 금액 이하를 지급하거나, 불법적인 수수료를 떼어가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국장은 실제 사례를 들어 "컨테이너 물류 분야에서 문제제기를 하자 8.7%의 불법 공제를 떼고 운임을 지급하거나, 이에 항의한 조합원에게만 배차를 중단하는 보복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망 없는 현장 95%… 안전운임제 확대 절실"
유가가 폭등하면 화물 노동자의 소득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현재 현장에서 안전운임제가 적용되지 않는 품목은 무려 95%에 달해 기본적인 안전망조차 없는 상태다.

'화물운송업계의 최저임금제'로 불리는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해 이들의 적정 임금을 보장하도록 하는 제도다.

박 국장은 "유가 연동 운임이 보장되고 차량 수리비, 타이어값 등 고정 원가가 제대로 반영되는 안전운임제 품목이 확대돼야 한다"며 "그래야만 산업 안전 질서와 화물 노동자의 생계가 안정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smk5031@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