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책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기존 사업 재원을 떼어 새 간판을 달고, 그 과정에서 현장 지원보다 이벤트성 집행이 먼저 앞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모두의 창업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3월부터 본격 추진한 전국 단위 창업 발굴 사업이다. 예비창업자와 재창업 희망자 등 약 5000명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받아 일반·기술, 로컬 트랙으로 나눠 선발한 뒤 초기 창업활동자금을 지원하고, 지역·권역 경연을 거쳐 우수 참가자에게 후속 사업화 자금과 투자 연계를 제공하는 구조다.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1차 사업 재원이 ‘모두의 창업’을 위해 새로 편성된 예산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 국회가 확정한 본예산에는 해당 사업에 대한 별도 항목이 없었다. 그러나 중기부는 지난 3월 1차 사업을 가동하면서 기존 예비창업패키지 예산에서 260억원, 창업중심대학에서 176억원, 혁신소상공인창업지원에서 192억원을 끌어와 재원을 마련했다. 새 사업을 출범시킨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존 창업지원사업 예산을 떼어내 새 이름 아래 다시 짠 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그렇게 끌어온 재원이 어디에 배치됐느냐다. 창업기업을 가려 키우는 사업이라면 보육과 사업화 지원이 앞에 서야 하는데, 예산의 3분의 1가량이 홍보·경연 관련 항목에 묶여있는 것이다. 1차 예산 세부 항목을 보면 라운드별 홍보와 대국민 캠페인 영상 제작, 방송 제작·송출, 옥외광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등이 먼저 눈에 띈다. 기존 창업지원 예산을 돌려 새 사업을 띄우면서 정작 비용은 현장 육성보다 정책 홍보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창업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성과가 검증된 사업에서 가져온 돈을 다시 쪼개 쓰는 것도 모자라, 그중 적지 않은 규모를 홍보비로 태우고 있는 셈”이라며 “창업지원사업이면 실제 창업자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지가 먼저 보여야 하는데, 지금 예산 구조만 보면 사업을 알리고 분위기를 만드는 데 더 힘을 준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 흐름은 추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기존 창업지원 예산을 끌어와 시작한 본사업에 홍보비를 두껍게 얹은 데 이어, 추경에서는 판촉 예산까지 불어났기 때문이다. 앞서 중기부는 이번 추경에서 모두의 창업 창업기업 온·오프라인 판로진출 지원 명목으로 66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세부적으로는 온라인기획전에 18억원, TV·데이터홈쇼핑 18억원, 팝업스토어 20억원, 대형유통망 오프라인 기획전 명목이 10억원이다. 중동전쟁 대응을 명분으로 편성한 추경에서 긴급 경영안정이나 직접 피해 지원보다 기획전과 팝업스토어 같은 행사성 예산이 먼저 늘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이벤트성 사업'이라는 비판과 더불어 이번 사업으로 기존 대표적인 창업진흥 관련 사업들이 뒤로 밀린 점도 현장 반발을 키우고 있다. 올해 예비창업패키지는 모두의 창업 1차 일반기술트랙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선발 규모가 기존 750명에서 300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로 집행되던 예산 역시 올해는 모두의 창업 로컬트랙에 활용되면서, 신사업창업사관학교 명의의 별도 사업 공고는 사실상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디어를 넓게 받는 방식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창업지원사업이라면 결국 얼마나 경쟁력 있는 팀을 남기고 후속 투자까지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홍보와 경연이 앞에 서면 현장에서는 정책 이벤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