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 제주서 갈고닦은 기술...내년 무인자율주행 상용화 도전"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8일, 오후 06:36

글로벌 산업 곳곳에서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엔비디아, 삼성전자 등 AI반도체 기업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등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대기업들만이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피지컬AI(인공지능이 센서·로봇·자율주행 등 물리적 장치를 통해 직접 행동하는 기술) 분야의 경우 제조업 강국인 한국의 중소벤처기업들도 자신들만의 기술력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데일리는 이같이 높은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피지컬AI 중소벤처기업들을 발굴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라이드플럭스는 수준 높은 무인 자율주행 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적은 수준의 투자비용으로 완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내년 무인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하면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AI 에이전트로 세계를 놀라게 한 것과 같은 파급력을 낳으리라 생각합니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 (사진=라이드플럭스)
자율주행 전문 스타트업 라이드플러스의 박중희 대표는 최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 중심이었던 기존 무인 자율주행 사업 모델이 올해는 ‘기업 간 거래’(B2B)로 전환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8년에 설립된 라이드플럭스는 지난해 국내 피지컬AI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누적 투자금(752억원)을 확보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레벨4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특정 조건’에서 실증할 수 있는 임시운행허가를 획득했다. 해당 허가는 운전석(1단계) 및 조수석(2단계)에 안전요원이 탑승하는 조건부 형태다. 현재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상태(4단계)로 일반 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는 업체는 라이드플럭스가 유일하다. 최근에는 안전요원 미탑승 방식의 ‘완전 무인’ 자율주행 임시운행허가 실증까지 신청한 상태다. 통상 무인 자율주행 실증은 안전요원 탑승 시험을 통해 기술 안정성을 입증한 뒤 단계적으로 허가 범위가 확대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재 전 세계에서 완전무인 형태의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한 기업은 미국의 웨이모, 중국의 바이두(아폴로) 등 일부 기업에 불과하다. 미국이나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을 투입할 수 있는 데다 넓은 국토를 바탕으로 대규모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유리하기에 상용화가 빨랐다. 라이드플럭스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국내 사업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적은 자본으로도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자율주행 사업을 처음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다. 제주도의 경우 날씨가 변화무쌍한 데다 섬이라는 지역 특성상 복잡한 도로 구간이 많아 자율주행 운행 난도가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제주도에 이어 세종, 부산, 서울을 비롯한 도심권까지 실증 지역 범위를 확장하며 다양한 ‘에지 케이스’(Edge case·예외 상황) 데이터를 축적해 자율주행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박 대표는 “신호·비신호 교차로 구간, 주변에 차량이 5대 이상 존재하는 혼잡 구간과 같이 실제 자율주행 성능을 고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양질의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수집하는 방식으로 기술력을 높였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데이터 최적화 및 정밀지도 구축 등의 인프라 기술을 내재화한 점 역시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기술 통합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주행 데이터의 수집과 가공 과정에서 경량화와 최적화를 위한 기술을 자체 보유해 AI 드라이버를 개발함으로써 외주 업체를 활용하는 것 대비 비용을 50% 줄였다”며 “자체 정밀지도 구축 기술을 보유한 점도 기술 신뢰성을 높이면서도 비용 부담을 낮춘 이유”라고 말했다.

라이드플럭스가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실증하는 모습. (사진=라이드플럭스)
라이드플럭스는 이 같은 방식으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내년 완전무인 자율주행 공개 서비스를 개시하고 로보택시와 로보트럭을 필두로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박 대표는 “로보택시와 같은 여객운송 분야에서는 올해 완전 무인 실증을 시작하고 내년에는 공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노선 확장과 차량 운영 확대를 통해 대규모 상용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들 마일(Middle mile·간선 운송) 화물운송도 올해부터 운전석에 안전요원이 탑승한 상태로 제조·물류사와 유상 실증 서비스를 시작해 2027년에는 물류 거점 간 무인 자율주행 화물운송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라이드플럭스는 국내에서 무인 자율주행 사업을 안정화한 뒤 국내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국가를 타깃으로 ‘저비용 고효율 무인자율주행 모델’을 앞세워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를 본격화하기 전까지는 국내 시장에 집중하되 국내 사업 상용화를 기점으로 일본, 동남아시아 등 전략적으로 사업에 유리한 국가와 도시를 검토해 해외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라이드플럭스는 무인 자율주행 기술력을 고도화해 택시, 버스, 화물트럭, 노면 청소차에 이르기까지 국내에서 가장 넓고 다양한 자율주행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무인 소프트웨어 기술력으로 한국형 자율주행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실증하는 라이드플럭스의 로보택시(왼쪽)와 로보트럭. (사진=라이드플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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