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이미지.(사진=연합뉴스/로이터.)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국내 선박은 총 26척으로, 이중 7척은 국내 정유사 관련 유조선으로 파악됐다. 이 유조선들이 싣고 있는 원유는 1400만배럴로, 우리나라가 약 일주일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유조선이 국내 들어오면 정유업계와 석유화학 업계에는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우리나라까지 약 20일 안팎의 시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나프타 수급난이 해소되면 석화 업체들의 단기적인 실적 타격 가능성도 떠오른다. 최근 공급 부족으로 나프타 가격이 2배 가까이 올랐는데, 이 가격이 떨어지면 비싼값에 나프타를 구매한 석화 기업들의 재고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석유화학 업체들은 중동 전쟁 발발 후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최저로 줄이는 등 사실상 좀비 모드로 공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나프타 수입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데,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린 탓이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혼합물로, NCC 업체들은 이 나프타를 분해해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생산한다. 에틸렌 공급이 중단되면 자동차, 조선, 섬유, 건설 등 산업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하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7일 원유와 나프타 확보를 위해 중동길에 오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휴전 합의로 단기적인 공급 불안은 완화되더라도 공급망 정상화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합의가 2주라는 제한적 기간에 그치고, 이후 종전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운업계에서는 해협이 열리더라도 선박 재배치와 보험 문제 등이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이 통행료를 요구할 경우 이 돈은 누가 낼지, 달러로 결제하는 것을 미국이 용인할지, 이후 미국이 이걸 두고 꼬투리는 잡지 않을지 등 아직 명확하게 해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다”며 “미국과 이란의 종전 타결이 있기 까지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