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인텔 칩 동맹, 파운드리 2강 체제 흔드나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8일, 오후 07:08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공지능(AI) 칩 생산 프로젝트 ‘테라팹’에 합류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판도가 바뀔지 관심이 모아진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칩 물량이 쏟아지는 가운데, 인텔까지 테슬라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면서 2나노급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텔. (사진=AFP)
8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7일(현지시간) 스페이스X·xAI·테슬라와 함께 테라팹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테라팹은 머스크가 추진하는 초대형 반도체 생산기지다. AI 반도체 설계, 제조, 테스트, 개선을 모두 수행하는 ‘종합 반도체 제조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AI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TSMC와 삼성전자 등 기존 파운드리 업체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의 생산 물량 예약은 이미 오는 2028년까지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머스크는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테스트까지 모두 수직 계열화를 함으로써 반도체 자립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럴 경우 외부 업체 의존도를 줄이면서 사업 추진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인텔은 2나노 등 첨단 공정에서 낮은 수율로 인해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초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역량 확대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18A(1.8나노) 공정을 활용해 테슬라의 AI 칩, 로봇용 반도체 등을 생산할 전망이다. 기존에는 18A 공정을 자사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적용했지만, 올해부터 외부 고객사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악수하는 립부 탄(왼쪽)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인텔 X)
TSMC가 주도하고 삼성전자가 2위를 지키던 파운드리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TSMC와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2나노급 첨단 공정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SMC는 엔비디아, 애플, AMD 등 대형 빅테크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최신 AI 칩 개발을 위해 TSMC의 선단 공정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미국 테일러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공정 기반의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인 ‘AI6’ 역시 이 공장에서 양산한다.

기존에는 TSMC가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을 삼성전자가 가져가는 구조였는데, 시장 재편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빅테크들에 인텔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반도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만큼, 머스크와 인텔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까지 인텔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당장 삼성전자와 TSMC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 단장은 “TSMC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2나노 수율도 많이 올라왔다”며 “인텔이 2나노급 공정을 양산한다고 해도 TSMC와 삼성에 비해 2~3년의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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