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트업 대표가 투자 유치 라운드에 앞서 직접 자금을 푸는 투자자에 상담을 요청하는 과정이다. 법인이 위치한 지역에 따라 지원 프로그램 사이트가 다르다. 지역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스타트업 런웨이(Startup Runway)’가 진행되는 과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일본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사무라이 인큐베이트(Samurai Incubate)’가 진행한다. 하우스는 도쿄가 아닌 지역에 자리를 잡은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금융기관·기업·벤처캐피털(VC) 등과 협력해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준다.
이데일리는 사카키바라 켄타로 사무라이 인큐베이트 대표를 도쿄 미나토구 토라노몬 지구에 있는 본사에서 만났다. 하우스가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어떻게 일조하고 있는지 물었다. 사무라이 인큐베이트는 2008년 설립됐다. 어느덧 설립 19년 차에 접어든 하우스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무엇일지 이야기 들어봤다.
사카키바라 켄타로 사무라이 인큐베이트 대표가 회사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소영 기자)
◇무료로 푸는 19년 노하우…지역 창업판 키운다
“모든 노하우를 ‘무료’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별도 참가비나 회원비도 없습니다.” 사카키바라 켄타로 대표는 스타트업 런웨이 운영 철학을 이처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 기반 스타트업을 발굴해 멘토링하고, 기업·지원기관과 연결, 투자 유치까지 지원한다. 현재 7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올해 봄을 기점으로 9개 지역, 약 300개 기관이 참여하는 규모로 확대된다.
사무라이 인큐베이트는 이 프로그램으로 지역 생태계 빌더가 되고자 한다. 사카키바라 켄타로 대표는 “금융권·컨설팅 업계 출신 우수 인재들이 스타트업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며 “이들이 지역에서 창업한 기업 중 아직 메인 필드에서 주목받지 못한 아이디어가 많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지원 구조를 구축해 지역 창업 커뮤니티와 금융기관이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무라이 인큐베이트가 19년간 축적한 스타트업 육성 노하우를 지역 사회에 무료로 푸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창업 생태계 자체를 키우기 위한 차원에서다. 지역에서 창업 생태계가 조성되면 스타트업이 자금을 조달하거나 기업·금융기관과 연계하기 더 쉬워진다는 판단에서다. 하우스는 스타트업 런웨이 프로그램을 2020년부터 시작했다. 사카키바라 대표는 점진적이지만 성과가 차츰 나오고 있다고 했다. 예컨대 지난해 기준 회원사 73곳에 투자 기회를 제공했다. 이 가운데 투자 계약 7건과 대출 6건을 성사시켰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나 기술검증(PoC) 사례는 이보다 더 많다.
일본 VC 관계자들은 지역 사회가 지닌 기술, 인재, 산업 기반 등이 풍부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자본, 네트워크 부족으로 사업화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 금융기관과 지자체 역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추세다. 사무라이 인큐베이트는 이들이 지닌 갈증을 파고들었다. 사카키바라 대표는 “일본은 제조·딥테크 스타트업이 잠재력 대비 부족한데, 관련 기업이 지방과 대학에 많다”며 “실제 도요타 자동차도 도쿄가 아닌 지역을 거점으로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관동 지역에서 펼쳐진 스타트업 런웨이 프로그램 참가 기업 모집 내용. 참여 금융기관과 VC 로고를 홍보물에 함께 명시했다. (사진=사무라이 인큐베이트 홈페이지 갈무리)
◇스케일업 단계 지원까지 확대…韓과 협력 모색
사무라이 인큐베이트는 그간 초기 단계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에 집중했다. 지난 19년간 258개 포트폴리오가 쌓였다. 엑시트(투자금 회수) 경험만 136개다. 회사는 이제 다음 스텝 준비에 나섰다. 초기 투자뿐 아니라 기존 포트폴리오사가 성장 단계에 돌입하면 지원을 강화하는 식이다.
사무라이 인큐베이트는 ‘사무라이 그로쓰 펀드 I(Samurai Growth Fund I)’을 조성 중이다. 하우스가 운용하는 10번째 펀드다. 목표 규모는 30억엔(약 283억원)으로 이중 약 80% 자금을 확보했다. 사카키바라 켄타로 대표는 “기존 포트폴리오 중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기부터 성장 단계까지 일관된 지원을 펼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카키바라 대표는 아시아 전체에서 스타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과의 협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지닌 △속도 △글로벌 지향성 △실행력에 일본이 지닌 △제조 기반 기술 △대기업 커뮤니티 △지역 기반 산업 동력을 합치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카카오가 사무라이 인큐베이트 포트폴리오사 중 한 곳에 투자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기업과 VC가 스타트업 런웨이 회원사로 가입하기도 했다.
그는 “양국 창업가·VC·기업·대학·정부기관 간 이동을 쉽게 하는 구조가 구축되는 게 중요하다”며 “한일 협력은 양국을 넘어 아시아 전체의 혁신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