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전 방문한 이마트(139480) 용산점 수산 매대 앞. 60대 주부 A씨는 노르웨이산 간고등어(특) 가격표를 잠시 들여다보다 이내 손을 거뒀다. 1마리에 1만 4980원. 바로 옆 국산 간고등어(대)는 8980원이었다. 두 제품을 살펴보던 A씨는 결국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하며 발길을 돌렸다. 노르웨이 고등어는 풍부한 어획량을 바탕으로 국산보다 싼 가격대를 형성하며 서민 생선으로 불려온 어종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격이 급등하며 국산과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고객들이 과일·신선식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과일 매대도 심상치 않았다. 필리핀산 바나나 한 묶음은 4780원으로 5000원을 눈앞에 뒀고, 뉴질랜드산 키위 한 팩은 1만2980원, 태국산 망고는 개당 2450원이었다. 수입 육류도 마찬가지다. 미국산 등심살은 100g당 4980원이었다. 그동안 수입산이 가계 장바구니를 떠받쳐왔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고환율에 유가 상승까지 겹친 것이 배경이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으로 유가와 운임비 등이 동반 상승하면서 수입 식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지 물건값이 오른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입사들의 원가 부담은 이중고인 상태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입 과일 협력업체 전반에서 5~10%가량 납품가 인상 요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산물은 조업용 유류비 상승으로 조업 횟수를 줄이는 등 어획량 자체가 줄어든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노르웨이산 간고등어(아래)와 국산 간고등어가 나란히 진열돼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노르웨이산 훈제연어가 할인 판매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롯데마트도 대응에 나섰다. 항공직송 연어 시세가 올해 3월부터 전년 대비 약 20% 오르자 대체 횟감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광어회(대·350g)를 행사 카드 결제 시 반값에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신선식품은 과도한 비축 대신 적정 물량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방식을 고수하되, 보관이 긴 냉동 과일·채소는 6개월치 재고를 미리 쌓아뒀다. 소고기는 호주·미국산 중심에서 캐나다산 비중을 전년 대비 10% 늘리는 등 산지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는 고환율 장기화 여부다. 수입사들이 현지 대금 결제용 외화를 미리 확보해두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가격 방어가 가능하지만, 환율 고공행진이 계속될 경우 인상 압력을 버티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대형마트들이 산지 다변화와 선제적 물량 확보로 방어선을 치고 있지만, 중동 정세가 안정되지 않는 한 식탁 물가 압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 산지를 다변화하고 물량을 사전에 확보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대응”이라며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가격 인상 압력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지만, 할인 행사와 대체 상품 확대 등을 통해 소비자 체감 부담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과일 매대에 미국산 오렌지가 8개 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