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 통상마찰 등 ‘규제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이 올라와 관심을 모은다. 더욱이 현재 계류된 법안들의 내용과 규제 대상 등이 상이하다는 점도 지적되면서, ‘신중한’ 배달앱 규제 접근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 붙어있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스티커.(사진=뉴스1)
9일 국회에 따르면 정무위는 지난달 31일 이선주 전문위원 이름의 배달앱 규제 관련 법률안 검토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위원은 검토 의견으로 “배달앱 관련 제정안과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비판적 의견에 대한 고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는 법률안의 취지·필요성·쟁점·예산 영향·타법과의 충돌 여부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물이다. 찬성과 반대를 결정하는 게 아닌, 의원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강제성은 없지만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시각에서 사안을 짚어주는 만큼, 의미가 있는 절차다.
이번 검토보고서에 해당되는 법은 이강일·김남근 민주당 의원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제정안과 일부개정안이다. 배달앱의 배달비, 중개수수료, 광고비 등에 상한을 두고 영세·소상공인 대상 우대 수수료를 적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위원은 검토보고서를 통해 통상마찰 가능성을 주요 우려사항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통상마찰의 가능성으로서 그간 우리나라의 플랫폼 규제 입법에 대해 미국 측이 꾸준하게 비관세 장벽이라는 문제를 제기해온 만큼, 제정안과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서도 같은 시각에서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수료 상한제 등 비교적 강도 높은 규제를 정책수단으로 채택하면서도 규제 대상은 대기업 또는 거래 규모를 고려하여 차등 적용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경우 비교적 규모가 큰 미국기업에 대해 개정안의 규제가 적용되므로 통상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엔 산업통상부 의견도 담겼는데 “플랫폼 규제는 미국 의회, 정부, 업계의 관심이 큰 사안으로 배달앱에 대한 제정안과 일부개정법률안이 통상분쟁의 소재가 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골자다.
형평성에 대한 논란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고 불공정거래행위를 할 우려가 있는 것은 배달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데, 배달앱만 별도 입법을 통해 규제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며 “모든 사업자에 대한 일반 경쟁법으로서 기능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특정 업종만 규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고 꼬집었다.
◇규제 내용·대상 등 상이…혼란 가중 우려
또한 보고서는 현재 계류된 법안들의 규제 대상과 내용이 상이하고 구체성이 낮아 혼란이 가중될 것을 우려했다.
예컨대 이강일 의원안은 ‘배달’ 규정에서 배달 상품의 대상으로 음식과 생활 물품을 포함하고 있는데, 박정훈 의원안은 식품으로만 한정하고, 김남근 의원안은 외식상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퀵커머스까지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키면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외에도 마켓컬리(컬리나우), 네이버(지금배달), 이마트(쓱고우) 등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법 적용대상이 되는 배달앱 사업자의 기준도 모두 다르다. 이강일 의원안은 모두 대통령령으로 위임하고 있고, 김남근 의원안은 총 매출액 100억원, 총 판매금액 1000억원, 월평균 이용자 수 1000만명이라는 하한을 두고 위임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도 “법률에 따른 수수료 상한의 예측가능성이 결여돼 있다”며 “배달앱 사업자가 규제를 위반하는 경우 위반행위 조사, 시정조치, 과징금 등의 제재처분을 받을 수 있으므로 수수료 상한의 범위와 요건을 법률에서 최대한 예측하도록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달앱 업계에선 규제 부작용을 우려하는 이번 검토보고서가 향후 배달앱 규제법안 심의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오는 6월 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배달앱 압박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생태계 속 이해주체들 전반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기회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민주당 을지위는 10일 국회에서 6개월 만에 ‘배달앱 사회적 대화’를 재가동키로 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지선을 앞두고 여당 중심으로 다시금 배달앱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사회적·경제적·법률적 우려들이 많은 민감한 법안들인 만큼 다각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