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대신 '성장성' 본다…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 도입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9일, 오후 07:12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오는 8월부터 소상공인들은 일부 은행에서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체계(SCB)’를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담보나 과거 금융 이력만이 아닌 미래 성장성 등을 평가해 대출받게 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SCB가 금융권에 안착되면 매년 약 70만명의 소상공인에게 연간 10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대출을 공급하고, 약 845억원의 금리 인하 효과를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9일 ‘제3차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기업·우리·KB국민·신한·농협·하나·제주은행 등 7개 은행이 소상공인 대출 상품 심사에 SCB 등급을 시범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대출에 우선 적용된다.

이번에 도입하는 SCB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의 ‘충청권 타운홀미팅’ 이후 이어진 소상공인 간담회의 후속 조치로 나온 것이다. 매출, 업종, 상권 등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업종별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 모형이다. S1~10에 걸친 10등급 체계로 S1·S2 등 상위 S등급을 받을 경우 기존 신용등급(CB) 대비 대출 승인, 한도 확대,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성장(S)+신용(CB) 등급 결합. (자료=금융위)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소상공인은 약 790만개로 전체 사업체의 95% 수준이다. 종사자 수도 전체 고용 인구의 46%인 1090만명이다. 그러나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대출의 약 90%는 여전히 담보·보증 대출로 이뤄지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표자의 금융 이력 중심의 신용 평가, 보수적 대출 심사 관행 등으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영국, 미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기존 금융 정보 중심의 신용평가 체계에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 잠재력 등이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 점 등을 개선하기 위해 비금융·비정형 정보를 신용평가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실제로 영국의 중소상공인 특화은행(Oak North Bank)은 소상공인의 현재 실적 외에 성장성·잠재력을 별도 스코어로 평가해 여신 의사결정 시 신용등급과 함께 활용 중이다. 미국의 민간 신용평가(CB)사들도 상거래 데이터, 공공기록 등을 결합해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상 별도 신용점수 등을 산출해 제공하고 있다.

금융위는 하반기 일부 은행 등 시범 운영 참여기관을 중심으로 소상공인 대출 심사에 적용한 후 평가 결과 등을 토대로 각 금융사별 SCB 구축 및 고도화를 추진한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금융권 SCB 활용 실적을 순차적으로 점검하며, 전 금융권이 인센티브 구조에 기반한 소상공인 신용평가체계를 운용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신용정보원 내에 금융권의 신용평가, 통계 분석 등에 필요한 소상공인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소상공인 통합정보센터(SDB)를 구축해 SCB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금융회사 임직원이 소상공인 대출 심사에 SCB를 활용할 시 면책 제도를 도입하며, 성과 평가에 반영하는 등 유인 체계를 마련토록 ‘SCB 이용 가이드라인’도 하반기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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