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진출 스타트업, 현지 투자 받으려면 스토리텔링 힘써야"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9일, 오후 07:21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하거나 플립(본사를 한국에서 미국으로 옮기는 것)해 현지 투자를 유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투자는 한 번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을 함께 투자자와 한 배를 타고 가는 것인데 매력적인 스토리라인을 만들어 미래 회사의 모습에 공감하도록 해야 합니다.”

(왼쪽부터)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대표, 우성훈 아모지 대표, 김민주 스톰벤처스 파트너. 김나율 클리카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화상 연결했다.(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벤처캐피털(VC)인 스톰 벤처스의 김민주 파트너는 9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 ‘트렌드클럽: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뉴노멀’ 세미나에서 현지 투자 유치에 관해 이같이 조언했다.

이날 행사는 최근 미국으로 진출하는 스타트업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진출을 고민 중인 예비 창업자 혹은 기존 창업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 플립을 통해 미국에 진출한 김나율 클리카 대표는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투자자들과 만남을 가졌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털어놨다. 김 대표는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에서 각각 초기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석했을 때 현지 투자자들에게서 너무 훌륭하다거나 최고라는 등 좋은 반응을 들었지만 현실에서는 높은 확률로 ‘거짓 양성반응’이었음을 알게 됐다”며 “플립 이후 현지에서 투자를 받지 못해 역플립한 경우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김민주 스톰벤처스 파트너(사진=김혜미 기자)
이에 대해 김 파트너는 “확실히 실리콘밸리에서는 당장 투자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미래에 얼마든지 성공한 창업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좋지 않은 피드백을 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공감했다. 그는 “투자를 받으려면 어떻게 투자자를 설득하고 (우리 기업을) 기억하게 만들까를 고민해야 한다. 거짓말로 스토리라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스토리를 진정성있게 잘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올해 실적 혹은 작년 실적보다 더 중요한 힘을 갖는다”고 말했다.

한국 스타트업들의 미국 진출은 해마다 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공개한 ‘2026 미국 소재 한국계 스타트업 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8곳에 불과했던 미국 현지 창업기업 수는 2022년 16곳, 2023년 21곳, 2024년 30곳으로 늘었다. 플립의 경우도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연평균 2.25건이었으나 2020년 이후에는 연평균 약 3.33건으로 연간 1~5건을 기록 중이다. 올 2월 기준 미국에 본사를 둔 한국계 스타트업은 193개사로 추산된다.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한국계 스타트업 중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은 뉴럴링크와 눔, 스프링 헬스, 센드버드, 몰로코, 스토리 프로토콜 등 6개사로 파악된다. 시리즈B 이하 단계에서 1억달러(한화 약 13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넥스트 유니콘도 눈에 띄는데, 대표적인 기업으로 아모지, 나이트라, 트웰브랩스 등이 거론됐다.

우성훈 아모지 대표(사진=김혜미 기자)
미국 창업과 관련해 넥스트 유니콘으로 손꼽힌 아모지의 우성훈 대표는 “한국과 미국 중 어디에서 창업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장단점이 있고 창업자가 어느 나라와 맞는지, 어떤 사업을 하는지부터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며 “투자 유치는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쉽지 않다. 투자 검토에만 2~3년씩 걸리는 곳들도 많기 때문에 앞으로 하겠다고 공언한 일을 실현하고 보여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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