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상법 개정, 주주엔 호재·채권자엔 부담…“부의 이전 가능성”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9일, 오후 04:35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상법 개정이 주주 권익 강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채권자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9일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KIS 크레딧 이슈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연서 기자)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9일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KIS 크레딧 이슈 세미나’에서 “상법 개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된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목표로 한다”며 “주주 입장에서는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지만 채권자 관점에서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채권자는 원리금의 적시 회수를 최우선으로 하는 반면 주주는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등 이해관계의 구조적 차이가 존재한다”며 “주주 중심 의사결정이 강화될 경우 채권자의 회수 안정성이 훼손되고 주주와 채권자 간 부의 이전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도한 주주환원 정책은 기업의 원리금 상환 여력과 유사시 손실흡수력을 제약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회사채 약정 구조 강화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보수적인 재무약정 설정, 배당 및 자본정책 범위 제한 등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법 개정은 계열 지원의 정당성 판단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정 애널리스트는 “이번 개정이 신용평가 방법론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겠지만 개정 취지에 대한 해석이 구체화되고 기업 대응 사례가 축적되면 계열 지원 정당성에 대한 요구 수준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기주식 활용에도 제약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간 기업들이 자기주식을 자금조달이나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활용해 왔지만 이번 개정으로 상당 부분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배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하거나 자기주식을 핵심 전략 수단으로 활용해 온 기업일수록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상증자나 주식연계채권의 경우 주주권 침해 또는 지분 희석 우려로 활용 여건이 과거보다 제한될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증권의 부채적 성격과 높은 조달비용 역시 신용평가와 자금조달 전략에서 주요 고려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발표한 김수민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상법 개정 이후에도 자본시장법 개정 등 제도 환경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자기주식을 지배력 유지나 재무 안정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해 온 기업일수록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 변화가 기업의 재무정책과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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