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거둔 금융지주…지배구조 개편 압박 커진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9일, 오후 04:45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이달 주요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회동한다. 사외이사 추천 경로 다양화를 비롯해 국민연금 ‘역할론’ 등을 언급해온 이 원장이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 지배구조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 금융지주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상황에서 성과에 걸맞은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22일께 KB금융 등 8대 금융지주의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를 연다. 작년 8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마련된 자리다. 현재 금감원장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상·하반기 각각 한 번씩 만남을 가지는 것이 정례화돼 있다.

이번 만남이 더 주목받는 건 금융당국이 이달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기로 한 것과 맞물려서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부패한 이너서클’ 발언을 계기로 지배구조 개선안을 만들어왔다. 그러다 지난달 금융지주 주주총회 전에 개편안을 발표하려다 타이밍을 놓치면서, 금융위는 개편안 내용을 조금 더 다듬어 이달 중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자리는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원장은 그간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권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왔다. 최근엔 지배구조 개선안에 이 같은 방향성이 담긴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단 관측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발표가 늦어진 만큼 ‘더 센’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두고 벌써부터 ‘관치 금융’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논의와 맞물려 주주 추천 활성화 차원에서 기관 투자자나 주요 주주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금융지주들이 또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더 커질 동력이 될 수 있다. 이번 개선안에는 금융 사고 등 문제가 생겼을 때 임직원의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clawback) 제도 등도 담길 전망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0개 금융지주 회사(KB·신한·하나·우리·NH·iM·BNK·JB·한국투자·메리츠)의 순이익은 26조7000억원으로 전년(23조7000억원) 대비 12.4%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금융권에선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지배구조 개선 압박 수위가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실적이 개선될수록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요구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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