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 창업비용 무이자 대출 지원”…여전한 가맹점 꼼수 대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9일, 오후 05:47

(사진=명륜진사갈비)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소셜미디어(SNS) 광고에 ‘본사가 창업비용 3000만원 무이자대출’이라고 해서 알아보려 하는데 은행과 협업해서 무이자대출인 건가요? 진짜 무이자대출이 맞는지 아는 사장님 계신가요?”

약 두달 전 소상공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지난해 명륜당 ‘가맹점 2차 쪼개기 대출’로 사회적 논란이 커진 가운데, 가맹점 본부가 자금이 필요한 점주들을 모집한 다음에 대부업체 등 여러 루트를 통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부담하게 불법 대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처음엔 본부 무이자 대출이라고 홍보했다가, 뒤늦게 대부업체를 통해 이자를 받는 식이다.

9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당국은 이처럼 프랜차이즈 본사가 은행에 낮은 금리로 기업대출을 받아서 예비창업자 및 가맹점주에게 더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이른바 ‘가맹점 2차 쪼개기 대출’에 대한 전수 조사를 최근 완료했다. 금융위원회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국책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은 프랜차이즈 본부를 대상으로 ‘2차 쪼개기 대출’ 관련 부분을 조사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명륜당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서 3~4%로 자금을 조달한 후 13개 대부업체를 통해 가맹점에 12~13%의 금리로 ‘쪼개기 2차 대출’을 내준 후 제도 개선방안을 찾기 위한 조사다.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방안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2차 대출에 대한 관리·감독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쪼개기 대출 현황을 파악하고 전수 조사를 했다”며 “여러가지 방면으로 얽혀 있고 복잡한 사안들이 많다. 별도로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제2의 명륜당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자체 등록 대부업체 중 쪼개기 등록이 의심될 때 금융감독원이 직접 검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가맹업계 전반에 유사 사례가 있는지 공정위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이른바 명륜당 사태는 프랜차이즈 본부인 명륜당이 산업은행에서 저금리로 돈을 빌리고, 13개의 지자체 등록 대부업체를 통해 가맹점주 및 예비창업자에게 12~13% 금리로 이를 빌려준 것이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국책은행의 자금이 명륜당을 통해 사실상 가맹점주에게 10%대 높은 금리로 흘러갔단 점에서 국책은행 및 당국의 대출용도 관리·감독 부실, 대부업체를 통한 명륜당의 ‘이자장사’가 비판을 받았다.

특히 대부업체의 경우 자기자본이 100억원 이하거나, 대출잔액이 50억원 미만이면 금융당국이 아니라 지자체에만 등록해도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본부가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피해 소형 대부업체를 여럿 세우는 방식으로 ‘2차 쪼개기 대출’을 실행했다. 이에 국회에서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자체 등록 대부업체 또한 금감원이 직접 검사할 수 있도록 하는 대부업법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대표 발의했지만 정무위 소위 단계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 공백 기간을 틈타 2차 쪼개기 대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 강준현 의원이 산업은행·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음식점업 프랜차이즈 본부 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출잔액은 총 8704억원으로 집계됐다. 산업은행의 음식점업 프랜차이즈 본부 대출은 2023년 말 4451억원에서 7027억원으로 2년 동안 약 58% 늘었다. 기업은행은 같은 기간 1096억원에서 1677억원으로 53% 증가했다.

이억원 장관이 재발 방지대책을 언급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제도 개선방안이 아직 나오지 않으면서 국책은행도 자체 규정을 강화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주업무 또는 부업무로 대부업 등 대출취급 제한업종을 하는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업인지 대출 심사의 과정에서 확인하도록 제도를 강화했다고 강준현 의원실에 밝혔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의 경우 미사용 대출은 감액할 수 있도록 약정서를 변경했다. 기업은행은 프랜차이즈 본부에 대한 특별한 관리체계는 없지만, 2차 대출(대부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은 내부 규정상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도 프랜차이즈론, 본부 대상 기업대출을 취급할 때 자체적으로는 ‘가맹점 대상 대출재원 마련’은 대출용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SNS 등을 통해 프랜차이즈 본부가 예비창업자·가맹점주들에게 ‘무이자대출’을 광고하는 사례가 여전히 나오고 있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로 꼽힌다. 강준현 의원은 “국책은행의 저금리 자금이 프랜차이즈 본사를 거쳐 가맹점에 고금리로 전가됐다면 정책금융의 취지를 훼손한 것”이라며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한 대출이 편법적인 자금중개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대출 용도 확인과 사후 관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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