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플협’ 있으면 빠지겠다"...배달앱 사회적 대화 시작부터 삐끗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9일, 오후 07:04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다룰 사회적 대화가 재개되지만 특정 단체 참여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며 출범 전부터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 내부에서는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공플협)를 지목하면서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의체가 ‘반쪽 출범’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우아한형제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10일 국회에서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를 재가동한다. 지난 2024년 11월 일부 합의를 도출했던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 이후 다시 수수료 체계 개편과 배달비 전가 구조 개선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중심으로 마련한 자리다.

국회 측에서는 △민주당 을지로 △민주당 소상공인위원회 △국회의장실이, 정부에선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가 참여한다. 배달앱 측에선 ‘빅2’ 업체인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쿠팡이츠가 들어온다.

문제는 배달플랫폼 협상 상대가 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단체다. 지난 2024년보다 3개 단체가 늘어 △공플협 △소상공인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등이 참여할 예정이었는데 갈등이 불거지며 ‘보이콧’을 선언한 단체가 생겼다.

지난 2024년 논의에 참석했던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상인연합회 등은 기재부, 농식품부, 중기부, 공정위 등의 추천을 받았던 단체들이다. 배달앱 수수료 문제에 정책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정부부처가 각 단체를 추천했다.

일부 단체가 보이콧을 선언한 배경으로는 공플협이 꼽힌다. 일부 단체는 공플협이 포함될 경우 논의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인하 수수료율이나 총 수수료 등에서 소상공인 단체 내부에서도 협상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 과정에서 단체간 모욕성 발언까지 나오는 등 감정의 골까지 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체 내부에서 단체 간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 내 합의 도출이 어렵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보이콧 움직임으로 번진 것이다.

보이콧을 선언한 한 단체 관계자는 “법정 단체이거나 정부 부처로부터 인가를 받은 사단법인, 혹은 조합 등인 다른 단체와 달리 공플협은 정부 인가를 받지 않은 단체”라며 “대표성을 띨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배달앱을 둘러싼 이해관계는 과거에도 업종에 따라 크게 갈려왔다. 배달 비중이 높은 사업장은 수수료 인하 요구가 강한 반면 홀 영업 비중이 높은 사업장은 플랫폼을 통한 고객 유입 효과까지 고려해 보다 신중한 접근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구조적 차이가 단일한 합의안 도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2024년에도 한국외식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합의안을 거부하며 중도 퇴장한 바 있다.

을지로위원회 측은 참여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을지로위원회에 참여하는 의원실 관계자는 “특정 단체를 배제하거나 선별한 적은 없다”며 “배달앱 문제에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라면 법정 여부와 관계없이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협의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던 단체 간 감정의 골이 일부 남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상공인 단체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배달 플랫폼 업체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마련해온 상생안을 꺼내기도 전에 사회적 대화 자체가 대립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어서다.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기존 을지로위원회의 상생안에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의 상생안이 전달되면서 상당히 일이 진전됐다”라며 “특정 단체 간의 갈등으로 인해 논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라고 말했다.

논의에 참석하기로 했던 공정위와 중기부 역시 난감한 상태다.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츠는 현재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대상에 올랐다. 이번 논의를 통해 피해구제의 시정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동의의결제도’를 통해 위법여부가 신속 종결될 수 있다. 그러나 논의가 시작도 전부터 갈등이 불거지면 중립적인 의견을 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범 자체보다 중요한 건 합의 가능성인데 시작부터 참여 단체가 갈라지는 모습이면 논의가 공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수수료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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