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4년간 시장과의 소통을 활성화한 정책엔 높은 점수를 줬지만, 금리 인하의 시기를 놓쳤다는 점과 섣부른 외신 인터뷰로 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9일 이데일리가 경제연구소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시장 전문가 13명으로부터 이창용 한은 총재에 대한 평가를 받아본 결과 10점 만점에 평균 8점으로 집계됐다. 최저 1점부터 10점까지 다양한 평가와 응답이 나왔지만 8점을 답한 인원은 5명, 9점과 10점은 각각 3명으로 전반적으론 높은 점수가 나왔다.
지난 2022년 4월21일부터 4년간 한은을 이끌어온 이 총재는 ‘시끄러운 한은’을 강조해왔다. 그간 산 속의 절처럼 조용하다는 의미의 별명인 ‘한은사(寺)’로부터 탈피하겠다는 의지였다.
이를 반영, 전문가들은 시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전문가들은 분기별 경제전망과 더불어 기자간담회의 적극적인 활용에 주목했고 6개월 내 금리전망을 점으로 표현하는 ‘K-점도표’ 도입도 후하게 평가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연구위원은 “다소 노이즈는 있었지만 시장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었으며 특히 포워드가이던스나 분기별 경제전망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도입해 정보의 비대칭성을 낮추려 했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미국의 관세조치 등 이슈가 있을 때 적극적인 메시지를 발표하며 대외 신인도를 신속하게 관리한 점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준희 NH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대외 충격 발생 시 시장 안정 메시지를 신속하게 제시하며 대외신인도 관리에 기여했다는 점은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연명치료와 개인택시, 청년고용 등 우리 사회 현안과 관련된 심도 있고 시의성 있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사회적인 화두를 던진 점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좋은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기준 금리 결정을 두고는 부정적인 의견과 지적도 잇따랐다. 이를테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해 타이밍을 놓쳤다는 얘기다. 지난 연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금리 인하가 어려워지자 한은이 실기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전문가는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의 전환기에서 다소 늦은 측면이 있다”면서 “지난해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하를 한 번도 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했다.
이 총재의 일부 발언과 인터뷰 등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1월 중순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통화정책 전환을 언급할 당시 채권시장이 요동친 적이 있었다”면서 “과거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할 때 시장에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터라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한편 시장 전문가 외에 학계에서도 이 총재의 재임 기간 정책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내 한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 담론이 될 만한 이슈들을 중앙은행이 화두로 제시함으로써, 사회적으로 고민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한다”면서 “통화정책에 있어서도 계엄이나 이란 전쟁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 속에서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 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