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플라스틱 포장재 업체에 플라스틱 포장 용기가 진열돼 있다. 2026.4.7 © 뉴스1 김민지 기자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임시 휴전에 합의하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 국면으로 전환됐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국적 선박 통항 조건과 원유·납사(나프타·Naphtha) 수급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납사, 에틸렌, PVC(폴리염화비닐), 플라스틱 수지 원가 부담이 급증했지만,중소 제조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납품단가에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해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나프타 톤당 1월600달러→3월 1170달러 약 2배 올라
10일 업계에 따르면중동산 납사 의존도가 70% 넘는 국내 납사분해시설(NCC) 시장이 공급 병목에 걸리면서 여수·울산 등 주요 산단의 가동률은 60~65%대로 떨어졌다. 이에 납사 가격은 1월 톤당 600달러 수준에서 지난달 20일 기준 1170달러 선까지 두 달 새 2배 가까이 올랐다.
고환율(달러·원 환율 1500원대)까지 겹치며 납사로부터 분해되는 에틸렌·프로필렌 등 원료와플라스틱 수지(PE·PP·PET)와 합성수지 원가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플라스틱 수지는 △각종 포장재 △비닐 △플라스틱 용기(배달 용기) △화장품 용기 △제약 용기 △건강기능식품 용기 등의 핵심 원료다.
'나프타 쇼크'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의존하는 중소 용기업체와 포장재 유통 채널을 직격하고 있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등에 따르면 합성수지 공급사들은 회원사를 상대로 공급 가격 인상과 물량 축소를 잇따라 통보하고 있다.
경기 광주시에 위치한 한 플라스틱 기업 공장의 모습. 2026.3.27 © 뉴스1 김영운 기자
나프타 쇼크는 접착제·잉크·랩 등 부자재 원가도 끌어올리고 있다. 포리졸(접착제)은 50% 이상, 인쇄용 잉크와 PP밴드·랩 등은 약 20%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일부 품목은 물량을 구하기 어려운 품귀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자영업·배달업계에서 포장재·부자재 등은 부수적 비용이 아닌 핵심 고정비용이라는 점이다. 배달용기·뚜껑·비닐봉투·일회용 수저·종이컵 등은 주문 한 건마다 필수로 들어가는 탓에 단가가 소폭만 올라가도 누적 비용 부담이 커진다.
중소 e커머스 업체들도 택배 박스·완충재·테이프·비닐 포장비 등이 한꺼번에 오른 탓에 최소한의 마진 확보도 어려워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도 필요한 만큼 확보하지 못해 50~60% 수준만 공급받는 상황"이라며 "이대로면 제품 생산·출고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4.3 © 뉴스1 김명섭 기자
중기부, 中企·소상공인 위기에 '납품대금 연동제' 직권 조사
정부는 중동발 3중 충격이 수출 기업과 중소제조기업을 넘어 외식·물류·소매 등 내수 전반으로 확산되자 대응 체계를 한 단계 올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존 '중동전쟁 피해·애로 대응 TF'를 '비상경제 대응 TF'로 확대 개편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중기부는 이달 들어 플라스틱 용기 납품거래를 대상으로 '납품대금 연동제' 직권조사도 벌이고 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이 직접 '실태조사'를 언급하며 가격 협상력이 낮은 중소 수탁기업에 부담이 전가되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정부는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손잡고 주요 기업과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약'도 이끌었다.협약 핵심은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 납품대금 조정, 납품대금 조기 지급, 원재료 수급 차질 시 납품기일 연장·지체상금 면제 등이다.
정부는 상생협약 참여 기업에 동반성장지수 반영, 포상 우대, 수위탁 정기 실태조사 부담 완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협약 이행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중기부·관계부처는 원부자재 공동구매 보증 지원과 긴급경영안전자금 공급, 중동 사태 관련 특례보증, 비축유 추가 방출 및 납사 수출 제한 등 대응책도 병행하고 있다.
한 장관은 "플라스틱 사출 중소기업은 제조 공급망의 핵심"이라며 "현장의 부담이 커진 만큼 건의 사항을 정책에 신속히 반영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