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가 중동 전쟁 및 자동차 판매 부진 등으로 4개월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매수를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월에는 테슬라 순매수를 줄였지만, 4월 들어 주가가 더욱 낮아지자 저점 구간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9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테슬라는 전일 대비 1.71% 하락한 337.3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약 7개월간 지켜온 심리적 지지선인 340달러를 하회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22일(498.83달러) 이후 꾸준히 하락하며 30% 이상 낮아졌다.
최근 빅테크 기업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테슬라는 예외다. 지난 8일 중동 전쟁 휴전 소식이 전해지자 엔비디아(+2.23%), 애플(+2.13%), 아마존(+3.50%), 구글(+3.88%), 마이크로소프트(+0.55%), 메타(+6.50%) 등 '매그니피센트 7' 기업 중 6개 기업의 주가가 올랐지만 테슬라(-0.98%)만 나홀로 하락했다.
본업의 부진이 주가 약세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1분기 차량 인도 수는 35만 8000대로 전 분기 대비 14%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여기에 JP모건이 테슬라의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기존 2달러에서 10% 하향한 1.8달러로 제시하며 "높은 수준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하자 투자 심리가 냉각됐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인 신차 수요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에 테슬라 주가가 더욱 약세로 돌아섰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판매가 부진한 테슬라 신차와 달리 1분기 미국 내 중고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12%, 전 분기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 급등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늘기는 했지만, 이는 신차보다 중고차에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며 "테슬라의 1분기 차량 인도 대수에는 예상보다 크게 긍정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개월 넘게 지속된 주가 하락에 테슬라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다만 4월 들어선 주가 하락에도 순매수로 전환하고 있다. 9일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4월(1~8일)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종목 2위는 테슬라(7480만 달러)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월 기준)에서 테슬라는 1월에 2위였지만 주가 하락이 지속되며 2월에는 26위, 3월에는 17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4월에는 주가가 3월보다 더 하락했는데도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는 2위로 오히려 올랐다.
증권업계에선 주가가 3개월 이상 지속 하락하자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현재 수준을 저점 구간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한다. 현재 차량 인도 대수 감소 등으로 부진하지만 성장성 면에선 낙관적인 만큼 반등할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로보택시 △옵티머스 △자율주행(FSD) 등 테슬라 주요 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슬라 로보택시인 '사이버캡'은 이달 중 양산이 진행될 예정이며, 모델 S·X 생산시설도 옵티머스 대량 생산을 위한 라인으로 전환했다. FSD도 최근 일회성 구매 방식에서 구독 전용으로 전환하며 매월 반복 매출이 가능한 구조로 바뀌었다.
세이브로에 따르면 7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보관액은 220억 1992만 달러(약 32조 6247억 원)로 엔비디아(161억 4869만 달러), 구글(71억 228만 달러)에 앞서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 종식 후 기술주 반등 흐름에 맞춰 테슬라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며 "종전 후 기술주 반등 흐름 및 유럽 전기차 수요 회복, 휴머노이드부터 스페이스X 상장 수혜 등에 따른 주가 반등이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