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빗썸 FIU 제재불복 소송 첫 심문…두나무 판결 영향 촉각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10일, 오전 11:13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빗썸의 금융정보분석원(FIU) 제재 불복 소송이 첫 법원 심문을 앞둔 가운데,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소액 거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한 두나무 승소 판결이 이번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오는 23일 오전 11시40분 빗썸이 FIU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 소송의 첫 심문을 진행한다. 해당 사건은 본 소송과 별도로 제기된 집행정지 신청으로, 현재 행정소송 사건은 아직 변론 기일이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FIU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빗썸에 영업 일부정지 6개월 등의 제재를 통보했다. 이에 빗썸은 해당 처분이 과도하다며 지난달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도 신청한 상태다.

(사진=빗썸)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제한 의무’ 이행 여부다. FIU는 빗썸이 해외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충분히 차단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빗썸은 해외 미신고 사업자와 18개 사와 총 4만5772건에 달하는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업비트(4만4948건)보다 800여건 많은 수준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당 거래 상당수가 100만원 미만 소액 거래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법원이 유사 사안에서 소액 거래에 대한 규제 공백을 인정한 만큼, 빗썸 역시 고의성이나 중과실 여부를 두고 다툴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전날 FIU의 영업 일부정지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당시 100만원 미만 거래에 대해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는 점과 함께, 거래 차단을 위한 일정 수준의 조치를 취한 점을 고려해 처분 취소를 결정했다.

다만 빗썸의 경우 내부통제 수준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재판부가 두나무 판결에서 ‘나름의 차단 조치’를 중요하게 본 만큼, 빗썸이 유사한 수준의 관리·모니터링 체계를 갖췄는지가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월 발생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이후 내부통제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커진 상황이다. 당시 빗썸은 이벤트 보상 과정에서 60조원 어치 상당의 비트코인이 잘못 지급하는 사고를 일으키며 거래 차단 및 긴급 대응에 나선 바 있다. 금융당국 역시 긴급 점검에 착수하며 내부통제 실효성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번 두나무 판결로 영업정지 제재 자체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특금법상 자금세탁방지 의무는 중요하지만, 제도 도입 이전부터 업계가 일정 수준의 조치를 취해왔던 점을 고려할 때 법원이 제재의 정당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100만원 미만 소액 거래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기준이나 집행 지침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는 만큼, 법률의 모호성을 근거로 처분의 위법성을 다툴 여지가 있다”며 “빗썸 역시 두나무와 유사한 유형의 사안이기 때문에 영업정지 6개월 처분이 그대로 유지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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