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화 성균관대 교수 “스테이블코인·CBDC 공존으로 금융 불안 커질 듯”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10일, 오후 05:17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스테이블코인과 예금토큰(CBDC)이 공존할 경우, 화폐 분절화와 예금 이동 등 부작용이 발생하며 시장 내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임병화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6년 춘계 공동 학술대회’에서 ‘블록체인과 지급결제 인프라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임병화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6년 춘계 공동 학술대회’에서 ‘블록체인과 지급결제 인프라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임 교수는 먼저 국내 지급결제 인프라의 핵심 문제로 시장 간 분절 구조를 지목했다. 그는 “현재 국내 금융 시스템은 은행, 자본시장, 결제, 대체자산 시장이 서로 다른 원장 위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돼 각각 별도의 시장에서 접근해야 하는 구조”라며 “이 같은 구조는 이용자 편의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한계를 해소할 대안으로 통합 원장 기반의 온체인 금융 인프라를 제시하며,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과 예금토큰이 시장 내 공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내에서는 예금토큰이, 글로벌 거래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상대적으로 유리해 두 시장은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 교수는 스테이블코인과 CBDC 공존 구조가 기존 금융 시스템과 다른 새로운 유형의 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화폐 분절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짚었다. 법적, 유동성 차이로 1KRW의 질적 차이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예금 이동 위험도 핵심 리스크로 꼽았다. 스테이블코인이 예금을 발행 은행으로 재배치해 은행 간의 유동성 불균형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최근 미국에서도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따른 예금 이동과 신용창출 기능 저하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한 은행 신용창출 기능 저하는 약 12%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자금 이동은 단순한 유동성 변화에 그치지 않고 금융 불안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상환과 예금토큰 인출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자금 이탈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뱅크런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스테이블코인은 24시간 상환이 가능하지만 은행은 시간 제약이 존재한다”며 “이 같은 구조적 미스매치가 유동성 충격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이러한 부작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계 기반을 구축한 뒤 제한적으로 실험하고, 이후 금융 기능과 레이어를 확장해 최종적으로 글로벌과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구조적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국내 핀테크 기업이 성장하고 해외로 진출할 수 있다”며 “금융 혁신과 소비자 편익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정책적 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