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차 안 팔리니 나홀로 ‘돈 가뭄’…폭스바겐파이낸셜, 수중에 단돈 ‘46억’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10일, 오후 06:23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이하 폭스바겐파이낸셜)의 현금성자산이 1년 새 90% 가까이 급감하며 유동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차입금 상환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보유 현금이 빠르게 소진된 영향이다. 최근 3년간 자산과 수익이 모두 감소하는 ‘역성장’ 흐름이 이어지면서 사업 외형을 축소하는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폭스바겐 ID4. (사진=폭스바겐코리아)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폭스바겐파이낸셜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46억원으로 전년(391억원) 대비 88% 급감했다. 이는 같은 독일 완성차 캡티브(전속) 금융사인 경쟁사들과 대비되는 수치다.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각각 1918억원, 734억원으로 현금성자산을 늘리며 유동성을 확충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의 현금 감소는 재무활동에서의 자금 유출 영향이 크다. 회사는 지난해 4553억원의 차입금을 신규 조달했지만, 동시에 6101억원을 상환하면서 1558억원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둔화된 상황에서 차입금 상환이 겹치며 전체 현금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부채 축소는 표면적으로는 재무 건전성 관리로 해석될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영업 기조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캡티브 금융사에게 차입금과 현금은 무이자 할부나 저금리 리스 등 판매 촉진을 위한 핵심 재원이다. 차입 규모를 줄이고 상환을 확대할 경우, 결과적으로 신규 금융 취급 여력이 축소되며 영업 확장 속도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 외형 지표도 축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의 총자산은 △2023년 2조859억원 △2024년 1조7850억원 △2025년 1조6089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매출 역시 △2023년 4535억원 △2024년 3919억원 △2025년 3741억원으로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익의 질 또한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다. 오토론 실행 규모는 일정 부분 유지되거나 증가했지만, 리스 및 렌탈 자산에서 실제로 회수되는 현금 비중이 줄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년 대비 61.6% 감소했다. 이는 신규 취급 자산 대비 현금 회수 속도가 둔화됐거나 저금리 상품 비중 확대 등으로 현금 유입 구조가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핵심 수익원인 이자 수익 기반의 현금 유입도 감소했다. 관련 현금 유입은 780억원에서 671억원으로 약 14% 줄었다. 신규 영업 위축과 더불어 기존 자산에서 발생하는 현금 흐름 역시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전년도 실적을 일부 지탱했던 만트럭버스코리아 권리 매각 등 일회성 이익이 사라지면서 당기순이익이 473억원에서 248억원으로 감소했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수익성 하락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결국 모회사 완성차 판매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캡티브 금융사는 신차 판매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차량 판매량이 줄어들 경우 금융 취급 규모 역시 영향을 받는다.

실제 아우디코리아는 지난해 1만1001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량은 5125대로 전년 대비 37.6% 급감했다. 브랜드별 판매 흐름 차이가 금융 자회사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폭스바겐파이낸셜이 당분간 자산 회수와 리스크 관리 중심의 보수적 운영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향후 완성차 판매 회복 여부에 따라 다시 성장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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