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고향 가세요"…외국인 직원 모국 보내는 '이 회사'[복지좋소]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11일, 오전 06:01

연봉보다 근무시간, 인지도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일하고 싶은 기업’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회사를 선택하는 최우선 기준으로 ‘복지’를 꼽는 MZ세대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대기업이 아닌 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에도 복지 좋은 곳이 많습니다. ‘복지좋소’(복지 좋은 중소기업)는 매주 이런 기업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아들 만들고 오겠습니다.” 딸 셋을 둔 외국인 직원이 회사로부터 고향을 가면서 동료들에게 너스레를 떨었다. 직원이 한 달간 모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이후 좋은 소식이 들렸다. 아내가 끝내 아들을 임신한 것이다. 반가운 임신 소식에 한 한국인 동료는 아기 내복 두 벌을 직접 사서 외국인 직원에게 건넸다. 외국인 직원은 고향에 내복을 보냈고, 며칠 후 고향에 있는 아들이 내복을 입은 사진이 돌아왔다. 회사 직원들과 아이 사진을 즐겁게 돌려보며 축하가 이어졌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성장한다는 철학을 가진 ‘에이스냉장’ 얘기다.

에이스냉장의 외국인 직원들이 일을 하는 모습. (사진=에이스냉장)
콜드체인 물류 전문기업 에이스냉장은 외국인 직원을 위한 ‘고향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근속 1년 이상 외국인 직원이면 누구나 한 달간 모국을 다녀올 수 있다. 에이스내장이 고향 방문 프로그램을 도입한 건 타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직원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한 달간 숙련 직원이 자리를 비우면 일용 인력으로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부담이 생기지만 장기적으로는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높아져 회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했다.

실제 고향 방문 프로그램을 이용한 직원들의 업무 성과가 높아지는 사례가 왕왕 나온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한 직원은 지난해 에이스냉장 칭찬 사원으로 선정됐다. 칭찬 사원은 물류센터를 찾는 고객사가 직접 선정하는 제도로 고객 응대를 잘한 직원에게 돌아간다. 이외에 에이스냉장의 외국인 직원들이 물류센터 분류 과정에서 출고증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등 과거보다 업무 정확도가 개선되면서 비효율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에이스냉장 외국인 직원들. (사진=에이스냉장)
에이스냉장은 전체 직원의 10%가량을 차지하는 외국인 직원들이 타국 회사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멘토 제도도 도입했다. 신입 외국인 직원을 대상으로 내국인 멘토가 일대일로 붙어 업무를 숙지하는 것은 물론, 타국 문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멘토에 회식 비용을 별도로 제공해 외국인 직원이 동료들과 교류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고 있다. 안전교육 역시 멘토가 붙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돕는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는 외국인 직원을 고려해 문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명절 기간 중 한국인 직원 한 명이 동행해 민속촌이나 광화문, 숭례문 같은 관광지를 함께 돌거나 한국 음식을 체험하는 시간을 갖는다.

식단부터 거주 환경까지 외국인 직원을 고려하는 것도 복지 정책 중 하나다. 에이스냉장은 이슬람 문화권에서 살던 직원을 배려해 회식과 단체 식사에서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나 닭고기를 중심으로 식단을 짠다. 또 기숙사에서 사는 직원들이 타국에 처음 도착하더라도 무리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침구류, 식기류 등의 생필품을 제공한다.

에이스냉장은 지난 1989년에 설립된 콜드체인 물류 전문기업이다. 수도권에 최첨단 냉장 및 냉동창고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물류 보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고객의 특성을 반영한 ‘기업 간 거래’(B2B) 축산물 유통 및 가공사업도 전개 중이다. 에이스냉장이 확보한 냉동 보관 시설은 6만t(톤)에 이른다. 연간 물동량 처리량은 50만톤 규모다. 물류 사업을 넘어 최근에는 프리미엄 정육 브랜드 ‘부처스가든’를 출시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등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에이스냉장 기흥센터 전경. (사진=에이스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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