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쇼크 농촌 확산, 비닐 원룟값 65%↑…정부 154억 '긴급 수혈'

경제

뉴스1,

2026년 4월 12일, 오전 08:30

경북 경주시 강동면 들녘에서 농민들이 비닐하우스를 정비하고 있다. © 뉴스1 최창호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농업 현장에 미치는 영향도 현실화하고 있다.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농자재 가격이 줄줄이 상승하고, 일부 품목은 수급 불안 우려까지 겹치며 봄철 영농 전반으로 부담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정부와 국회가 긴급 대응에 나섰지만, 가격 상승 압력이 농가 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농업계 등에 따르면 중동 전쟁 여파로 원유 기반 화학제품 가격이 들썩이면서 농업 투입재 전반에 걸쳐 부담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계열 제품은 가격 상승이 빠르게 반영되며 현장 체감 충격이 커지고 있다.

비료는 '버텨도' 비닐은 '직격탄'…농자재발 비용 압박 확산
쌀 포장재, 종량제 봉투, 농업용 비닐 등 일상과 영농에 필수적인 품목들이 모두 같은 공급망에 묶여 있는 구조다.

현재 비료는 일정 수준의 공급 여력을 확보하며 단기적인 수급 불안은 제한적인 상태다. 주요 업체 완제품 재고 3만 3000톤에 추가 생산 가능 물량까지 더해 총 8만 6000톤 수준의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통상 4~7월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업계 역시 동남아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며 원료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반면 농업용 비닐은 가격 급등이 이미 현실화하며 농가 부담을 직접 자극하고 있다.

한국농업용PO필름연구조합 자료에 따르면 농업용 비닐 원료인 LLDPE3120 가격은 2월 1kg당 1390원에서 4월 2290원으로 65% 급등했다.

이에 따라 하우스비닐 가격은 4891원에서 5507원으로 12.5% 상승했고, 멀칭비닐은 2786원에서 3402원으로 22.1%나 뛰었다. 특히 고추·고구마 등 주요 밭작물 정식이 집중되는 4~6월 수요기와 맞물리면서 농가의 체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포장재 분야에서도 나프타 기반 원료 의존도가 높은 만큼 비용 상승 압력이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쌀 포장에 사용되는 톤백(대형 자루)과 비닐 포대 역시 원가 상승 영향을 직접 받고 있다.

결국 비료는 '물량', 비닐은 '가격'이라는 이중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며 농가 경영비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원가 상승이 농산물 가격으로 전이될 경우 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4.2 © 뉴스1 신웅수 기자

종이포장·수매통 전환까지…정부 "구조 개선 병행 대응"
정부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수급 문제가 아닌 '농업 공급망 리스크'로 보고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종구 차관을 단장으로 한 중동 상황 모니터링 체계를 매일 가동하며 비료, 농업용 필름, 사료 등 주요 품목 수급을 상시 점검하고 있다. 장관이 직접 비료 생산업체를 방문해 원료 확보와 재고 상황을 점검하는 등 현장 대응 수위도 높였다.

동시에 대체재 발굴과 사용 구조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쌀 포장재의 경우 나프타 기반 폴리에틸렌 대신 종이 포장재(지대)로 전환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수확기 벼 매입에 사용되는 일회용 톤백을 철제 수매통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일부 산지유통업체는 이미 수매통을 도입해 톤백 사용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급등이 두드러진 농업용 비닐에 대해서는 국회가 154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긴급 지원에 나섰다. 이는 단순 보조를 넘어 영농 필수 자재의 공급 불안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비료 과다 사용을 줄이기 위한 표준 시비 처방, 비료 처방 서비스, 퇴·액비 지원 등도 병행 추진하며 구조적 비용 절감 유도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추가적인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정부의 재고 확보와 단기 대응에도 불구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지속하는 한 농가 부담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5일 전남 여수시에 있는 국내 최대 비료 생산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동전쟁 상황 속에서 농업인에게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uni1219@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