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반도체가 이끈 6000피…이젠 제조업·퇴직연금이 우상향 열쇠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12일, 오전 09:57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가 지난 2월 6000포인트를 넘어선 가운데 우상향 곡선을 이어가려면 반도체와 단기자금 중심의 자본시장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단순 제조업에 플랫폼형 수익모델을 입혀 제조업 전반을 부흥시키고 퇴직연금 등 중장기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와 장기투자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게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처음 6000선을 돌파하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2일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주식시장 구조 전환을 위한 조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의 코스피 상승 랠리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밸류업 정책 효과와 함께 AI발(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중동사태 등 외부요인으로 코스피가 다른 주식시장에 비해 하락폭이 커지고 있어 우상향 곡선을 이어가려면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는 상법개정, 고배당 환경 유도, 공급물량 조절의 3대 밸류업 정책이 코스피 1000포인트 상승에 기여했다고 추정했다.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 관계자는 “2026년에도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로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배 미만인 한계기업(이른바 좀비기업)의 주식시장 내 퇴출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밸류업 정책 효과로 앞으로 코스피가 과거 수준의 박스권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낮다”고 짚었다.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가 우상향 곡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단일 섹터에 과도하게 집중된 영업이익 구조 개선, 투자자의 초단기 매매성향 변화가 필요하다. 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코스피 영업이익은 IT·반도체 단일 섹터에 40%가 집중돼 있다. 이에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면 이를 상쇄할 수 있는 타 부문 이익 기반이 취약하다.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는 단순 제조업에 플랫폼형 수익모델을 추가해 이익 변동성을 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우리나라 제조업이 일회성 장비 판매에 편중돼 있어 이익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정기적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플랫폼(구독형)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핵심사업은 정리해 핵심영역으로 자본을 재배치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기업의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실제로 미래전략연구소가 분석한 A그룹은 금융, 비주력 계열사들은 매각하고 조선과 에너지, 방산에 집중한 결과 고부가 선종중심으로 체질을 전환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미래전략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자본 재배치가 필요한 대표적인 영역은 석유화학, 오프라인 유통, 범용 철강으로 판단한다”며 “석유화학은 2차전지 소재로, 오프라인 유통은 물류인프라·헬스케어 등으로 자본을 인접 성장영역으로 재배치하면 자본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단기투자 중심에서 중장기투자로 주식시장 투자문화의 변화도 필요하다. 이익 개선이 주가에 반영되려면 수급 자체의 변동성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퇴직연금 적립금이 주식시장 투자자금으로 유입되면 중장기적 수급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 실제 미국의 연금자금은 40%, 호주는 약 20%가 주식시장에 유입된다.

레버리지와 투기적 매매가 중심의 개인의 투자문화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판단이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보유 지속기간은 평균 9일로 매우 짧고, 국내 개인의 해외 매수 상위 50개 종목 중 25개가 미국 ETF에 쏠려 있다. 그 중에서도 19개는 레버리지, 인버스 ETF로 고위험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관계자는 “기업 포트폴리오 재배치를 통한 이익 변동성 축소, 장기투자 문화 정착, 차세대 성장산업 육성이 갖춰진다면 코스피의 추가 레벨업과 중장기 우상향 추세 지속도 가능하다”며 “기업의 이익이 주주에게 제대로 환원되는 구조를 정착시키고, 금융회사는 관련 교육 등을 통해 장기투자 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적극적으로 차세대 성장산업을 발굴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포그래픽=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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