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RIA에도…서학개미, 美주식 17조원 '폭풍 매수' 세계 2위

경제

뉴스1,

2026년 4월 12일, 오전 10:30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출시와 고환율, 국내 증시 강세 등 해외 자산의 국내 환류 요인이 확대됐음에도 한국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7조 원에 육박하며 전년 동월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조세회피처를 제외한 주요국 가운데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전문가들은 환류 요인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의 매력도가 유지되면서 해외 투자 흐름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美주식 순매수 115억달러…주요국 중 '사실상 2위'
미 재무부 국제자본흐름(TIC) 통계 시스템 분석 결과, 지난 1월 한국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15억 2700만 달러로, 1월 월평균 환율 1456.1원으로 환산하면 16조 7840억 원에 달한다.

이는 미 재무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77개국 가운데 조세 피난처 성격이 있는 아일랜드(174억 5500만 달러)를 제외하면, 주요국 중 프랑스(120억 73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1월 통계에서 주요 미국 주식 순매수국으로 꼽히는 싱가포르(-20억 3200만 달러)와 노르웨이(-178억 달러)는 순매도세를 보였고, 스위스(67억 8500만 달러)는 한국보다 적은 매수세를 보였다.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해도 한국 자금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 흐름은 두드러졌다.

중국(37억 900만 달러), 대만(25억 8500만 달러), 일본(9억 2000만 달러) 모두 한국과 큰 격차를 보였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순매수 규모 확대…환류 요인 속 자금 흐름 유지
1월 미국주식 순매수액은 지난해 월평균 순매수액 61억 3000만 달러의 2배 수준에 근접한 규모다. 역대로는 지난해 4월 117억 21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는 지난해 미 재무부 집계 기준 한국 투자자의 미국주식 총 순매수액인 735억 6000만 달러의 15.9%에 해당한다.

아울러 전체 77개국이 순매도(205억 6700만 달러)를 기록한 것과 달리 한국은 순매수 흐름을 보이며 상반된 양상을 나타냈다.

연초 일각에서는 RIA의 출시와 고환율 장기화로 커진 환차손 우려로 서학개미를 중심으로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다만 TIC 통계는 미국 내 보고기관이 외국 거주자와 체결한 거래를 보고하는 구조로, 미국 내에서 운용되는 우리 금융기관 또는 연기금·자산운용사 계정 거래도 포함된다.

즉 미국 내 보고기관이 한국 거래주체 또는 한국발 자금을 통해 체결했다고 신고한 거래가 포괄적으로 집계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정부의 여러 해외 투자 자금 환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 복귀 흐름은 1월 지표상으로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점을 찾아 직원으로부터 RIA(국내시장 복귀계좌) 출시 관련 상품을 경청한 뒤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4.3 © 뉴스1 박정호 기자

전문가들 "美시장 매력 여전…자금 유입세는 향후 둔화 가능성"
전문가들은 연초 국내 자금의 환류 요인이 우세했음에도 유출 요인도 유지된 가운데, 미국 시장의 전반적인 매력도가 유지되면서 순매수세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연초 미국 시장의 높은 변동성은 한국 투자자에게 좋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면서도 "시장이 비매력적으로 변한 게 아닌 만큼 큰 전환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양 교수는 "유동성과 변동성이 함께 커지며 시장 참여도가 높아진 부분이 있다"며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발언이나 정책에 기인한 변동성이 투자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내시장 복귀계좌와 중동 상황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로 해외 투자 열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영화 부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강대국인 미국 시장의 프리미엄이 있는 만큼 신흥국처럼 자금이 순매도로 전환하는 극적 전환은 없겠지만 향후 유입세는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국내 증시가 비교적 강한 흐름을 보였고, 환율 불확실성도 증대되며 환차손 우려도 커졌다"며 "국내시장 복귀계좌로 자금이 일부 돌아올 여지도 있다"고 봤다.

한편 지난 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국내시장 복귀계좌 개설이 11만 4000개를 넘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출시된 RIA는 지난 2일 기준 잔액 3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주식과 채권을 합친 한국 투자자의 미국 증권 총보유액은 1월 기준 8893억 3100만 달러로 전월(8710억 7200만 달러)보다 2.0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별 보유 규모로는 영국(3조 8121억 8400만 달러), 케이맨 제도(3조 2565억 8200만 달러), 캐나다(3조 1272억 1600만 달러), 일본(2조 9561억 2500만 달러) 순이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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