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잠실점 5층에 마련된 '테일던'의 전시공간. (사진=김정유 기자)
박 CD는 “테일던은 기존 남성 패션 브랜드들과 달리 옷 기획 단계부터 스타일링을 고려해 이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며 “클래식과 캐주얼, 모던한 요소까지 섞어 현대 3040 남성들이 유지할 수 있는 포멀한 캐주얼함을 재정의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테일던은 하고하우스의 첫 남성 PB인만큼 사내에서도 중요도가 높은 브랜드다. 이를 위해 배우 정해인, 송중기 등의 스타일링을 맡아왔던 박 CD를 영입했다. 어깨 각도, 소매 길이, 하의 밑위 등 한국 남성 체형에 맞는 패턴을 개발했다. 3040 나이대의 직장인 남성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과하지 않게 ‘정돈’된 디자인을 내세웠다.
테일던의 가장 큰 특징은 ‘선(先) 착장 기획·후(後) 디자인 기획’이다. 여타 브랜드들이 제품이 나온 이후 착장 조합을 기획하는 식인반면, 테일던은 이를 정반대로 바꿨다. 먼저 여러 착장을 기획한 뒤 제품 디자인을 짜는 것이어서 광범위한 스타일링 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 양상혁 하고하우스 테일던 과장은 “타 브랜드들이 내세우는 스타일링 구성이 20~30착 정도라면 테일던은 150여착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테일던 매장에 걸린 아우터(외투)의 QR코드를 찍으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여러 종류의 스타일링 예시가 나열됐다. 전반적으로 비슷한 분위기이지만 착장별로 조금씩 강조하는 부분이 달라 색다른 느낌이다. 튀지 않도록 무채색 의류만 주로 입는 한국인 40대 남성들에게도 패션 변화를 주기 용이하다.
박 CD는 “테일던의 목표는 패션 고관여자들이 아니라, 패션에 관심이 없어도 직관적으로 좋은 스타일링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때문에 가격대도 ‘자라’ 등 제조·유통일괄(SPA) 브랜드보다는 다소 높고, 전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보다는 낮은 틈새 구간을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테일던이 제안하는 40대 직장인 남성의 스타일링 예시. (사진=김정유 기자)
최근 국내 남성 패션 시장은 변화를 맞고 있다. 과거 정장 중심에서 캐주얼 등으로 영역이 대폭 확장 중이다. 패션 수요가 높은 20대 남성들에 이어 최근엔 3040 남성들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도약하면서 틈새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마뗑킴 등으로 여성 패션 브랜드 운용에 강점을 보여왔던 하고하우스가 야심차게 첫 남성 패션 PB를 테일던으로 론칭한 이유다.
특히 하고하우스는 외부 브랜드에 투자하거나 인수해 유통해왔던 기업인만큼, PB인 테일던이 자체 패션 브랜드 역량에 대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때문에 매출 목표치도 매우 공격적이다. 테일던의 올해 매출 목표는 200억원으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오프라인 기반으로 연내 총 14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이달 말엔 롯데백화점 부산에 매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하고하우스의 지난해 기준 총매출액은 4500억원으로 전년대비 28% 늘었다. 그간 외형 성장을 견인했던 건 마뗑킴으로, 2021년 매출 150억원에서 4년 만인 지난해 2000억원대까지 성장했다. 최근엔 중화권 및 일본 등까지 시장을 확장, 글로벌에서 K패션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K패션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글로벌 진출에 나선 하고하우스가 여성 브랜드가 아닌, 남성 PB를 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업계내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며 “하고하우스의 자체 역량이 본격적인 시험대 위에 선 셈”이라고 말했다.
테일던 매장에는 스타일링 중심으로 제품들이 제시된다. (사진=김정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