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사진=연합뉴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에너지 가격이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로 글로벌 원유와 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가 흔들리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운송 비용이 상승하고, 이는 곧 차량 생산과 유통 비용 전반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도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전쟁 여파로 알루미늄·화학소재 생산 차질이 발생하며 자동차 부품 원가가 15~25% 상승하고 납기 역시 수주 단위로 지연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산업 특성상 철강, 알루미늄, 합성수지 등 에너지 집약적 소재 비중이 높은 만큼 원가 상승 압력은 불가피한 구조다.
물류 리스크도 변수다. 전쟁 위험 고조로 해상 운송이 우회되면서 운임이 급등하고 운송 기간도 2~3주 이상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 추가적인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유가 상승은 내연기관 차량 유지비 부담을 키우며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게 된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쟁 이후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지만, 전체 자동차 수요 자체는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현재 고수익 차종 중심의 생산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카(SUV), 하이브리드(HEV) 모델 생산 비중을 확대해 비용 상승분을 일부 상쇄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원재료·물류비 상승이 누적될 경우 이러한 전략만으로는 수익성 방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외부 변수 이상의 구조적 리스크로 보고 있다. 최근 수년간 팬데믹, 물류 대란, 지정학 갈등 등이 반복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자체가 ‘비용 최적화’ 중심 구조에서 ‘리스크 관리’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재고를 통한 대응이 가능하지만, 공급망 불안이 지속될 경우 완성차 업계 전반의 실적에도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과 유가 급등으로 단기 수요 감소와 물류비 증가가 반영되고 있다”면서 “전쟁이 길어질 경우 생산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통상 2개월의 원재료 재고 및 3~9개월의 원재료-부품-완성차 간 시차를 감안할 때 하반기 부정적 영향이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