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행사 '인터배터리 2026'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국내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2%포인트 하락한 15.0%를 기록했다. 시장 전체의 완만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들은 이례적인 동반 역성장을 기록했다. 삼성SDI의 사용량이 전년보다 21.9% 줄어 하락 폭이 가장 컸으며, SK온은 12.9%, LG에너지솔루션은 2.7% 각각 감소했다.
이는 국내 업계가 전략적으로 집중해온 북미 시장의 전기차 수요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 북미 생산 거점을 대폭 늘렸으나, 현지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9.8% 확 줄면서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반면 중국 CATL은 점유율 42.1%를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CATL은 자국 내수 시장을 넘어 토요타, 기아, 스코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공급처를 넓혔다. 특정 지역이나 특정 고객사에 매몰되지 않은 포트폴리오가 위기 상황에서 방어 기제로 작용하며 한국계 기업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배터리 3사는 직전 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동반 적자를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공장 가동률 저하와 주요 광물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하락이 맞물린 결과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207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열풍으로 수요가 폭증하는 ESS 시장을 돌파구로 낙점하고 체질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내년 미국 내 배터리 생산 능력이 현지 수요를 상회하는 280GWh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공급 과잉 리스크를 ESS로 분산하겠다는 취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ESS가 전기차 부진을 일부 만회할 수 있는 대안인 것은 맞지만,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인 만큼 단기간에 실적을 끌어올리긴 쉽지 않다”며 “아직은 북미 ESS 시장에서도 중국 배터리 점유율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높지만, 미국 내 비중국 공급망 요건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 국내 업체들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