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글로벌 제약 시장의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의약품 규제 장벽을 허물며 '속도 경영'에 나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상 진입과 바이오시밀러 승인 절차를 단순화하는 제도 개편을 예고한 가운데, 중국 역시 23년 만에 의약품 관리법을 전면 개정하며 글로벌 빅파마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가장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중국이다. 중국 당국은 다음 달 15일부터 시행되는 의약품 관리법 실시조례 개정안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의 중국 시장 진입 속도를 대폭 높이기로 했다. 핵심은 '가교시험(추가 임상시험)'의 면제다. 국제 기준을 충족할 경우 해외 임상 데이터를 그대로 인정해, 기존에 요구되던 번거로운 추가 절차를 대폭 줄였다.
여기에 소아용 의약품은 최대 2년, 희귀질환 치료제는 최대 7년의 시장 독점권을 부여하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내걸었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는 "이번 개정은 전체 조문의 90% 이상이 수정된 첫 전면 개정"이라며 "다국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매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내세우고 변화에 나섰다. 앞서 FDA는 2027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해 새로운 임상시험 통지 경로(신속 IND) 신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새로운 시험법(NAMS)을 활용하면 초기 임상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의 판도를 바꿀 '인터체인저블(상호교체성)' 제도 폐지 예고가 업계의 눈길을 끈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일반 바이오시밀러와 약국에서 대체 처방이 가능한 '인터체인저블' 제품을 엄격히 구분해 왔으나, 앞으로는 승인된 모든 바이오시밀러를 상호 교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는 유럽연합(EU)의 방식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침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전망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이러한 G2의 규제 완화 움직임을 반기면서도 향후 시장 재편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규제 문턱이 낮아지는 만큼 시장 진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은 결국 자국 내 약가 인하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온쇼어링(자국 유치)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향후 제약 시장은 '속도'와 '데이터의 신뢰성'이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