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로보틱스·AI 미래 성장 핵심축"…美 투자 강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13일, 오후 07:14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을 그룹의 미래 성장 핵심축으로 규정하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다시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완성차 기업을 넘어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핵심 전략 시장인 미국에 260억달러(한화 약 37~38조원 수준)를 투자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준공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세마포(Semafor)와의 인터뷰에서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는 모빌리티를 넘어 현대차그룹의 진화를 이끄는 핵심 요소”라며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새로운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AI와 로보틱스가 결합된 ‘피지컬 AI’를 미래 경쟁력의 중심으로 제시했다. 단순히 소프트웨어 기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기술 역량이 산업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판단이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제조 데이터와 실제 이동체(차량·로봇)는 이러한 피지컬 AI 구현에 있어 강력한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는 수백만 대 차량에서 축적되는 실제 주행 데이터와 제조 공정 데이터를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며 “이는 빅테크 기업들도 쉽게 확보할 수 없는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그룹은 향후 4년간 미국에 총 260억달러를 투자해 AI,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단순 생산 설비 확대를 넘어 미래 기술 생태계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AI 기반 소프트웨어 역량과 로보틱스 기술을 동시에 강화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 내재화를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로보틱스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생산 현장 투입과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로봇 기술은 제조 효율성 개선뿐 아니라 물류,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로보틱스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기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 고객과 산업 현장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로봇을 단순 연구개발 대상이 아닌 실질적인 수익 모델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AI 전략 역시 ‘내재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외부 기술 의존이 아닌 자체 데이터와 플랫폼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는 동시에 내부 AI 역량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글로벌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고객과 규제, 공급망이 지역별로 파편화되는 세분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우리는 유연성과 회복 탄력성에 기반한 전략으로 이러한 변화의 파고를 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핵심 전략은 글로벌 확장과 현지화된 기민함을 결합하는 것”이라며 “한국 내 제조 시설은 물론 미국 HMGMA와 인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신규 생산 기지를 통해 시장 상황에 따라 즉각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는 오히려 경쟁을 환영한다. 경쟁은 우리가 계속해서 혁신하도록 자극하는 촉매제이기 때문”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불확실성은 우리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날카롭게 다듬어 준다”며 “글로벌 3대 자동차 제조사로서 품질과 브랜드 신뢰,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전했다.

수소 사업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수소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는 수소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중립은 미래 세대를 위한 필수 과제”라며 “차량 생산뿐 아니라 원자재 조달과 공정, 재활용까지 전 과정에서 넷제로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