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신차 개발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르노코리아 제공). 2026.4.14.
르노코리아가 2029년까지 매년 1종의 신차를 출시한다. 이에 따라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순수 전기차(BEV)도 2028년에 만나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중심차(SDV)는 지난달 출시한 준대형 CUV '필랑트'의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해 당장 내년부터 관련 신차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SM3 이후 8년 만에 부산서 르노 전기차 생산…SDV 가속으로 자율주행 '레벨2+' 구현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14일 오전 서울 용산의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신차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파리 사장은 "르노코리아의 중기 로드맵은 명확하다. 라인업 강화를 위해 2029년까지 매년 1종의 신차를 출시하는 것"이라며 "신차 개발 기간을 2년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했다. 또한 "2028년부터는 부산공장에서 차세대 르노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덧붙였다. 르노코리아가 자체 전기차를 생산하는 건 2020년 단종한 SM3 전기차 모델 이후 8년 만이다.
그러면서 "2027년에는 완전한 소프트웨어 차량인 SDV를 공식 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주행 중 유적지를 지난다면 유적지 설명을 듣고, 주차장 위치를 전달받는 등 차량 AI와 고도화된 음성 대화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AI 음성 대화 기능은 '에이닷 오토'와 '팁스'란 이름으로 필랑트에 일부 구현됐다.
SDV를 기반으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강화해 향후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레벨2 플러스(+) 수준의 자율주행을 선보이는 게 파리 사장의 목표다. 이날 자세한 설명은 생략했지만, 지난해 말 테슬라와 한국GM이 국내에 각각 선보인 '감독형 자율주행(FSD·Full Self Driving)'과 '슈퍼크루즈' 기능을 르노 차량에도 구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두 기능 모두 레벨2+ 핵심인 '핸즈프리'(운전대에서 두손을 떼는 것)가 가능하다.
D(중형)·E(준대형)세그먼트 신차의 주요 수출 지역으로는 남미와 중동, 오세아니아 지역을 꼽았다. 파리 사장은 "르노그룹이 북미 시장에 진출하지 않아 관련 세그먼트의 판로가 제한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가 남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남미를 포함해 "중동과 걸프, 호주, 일본 등에서 D·E 세그먼트 신차 수출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신차 개발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르노코리아 제공). 2026.4.14.
그룹 내 D·E 세그먼트 신차 개발 담당…"그랑 콜레오스·필랑트로 역량 입증"
파리 사장은 지난달 르노그룹이 공개한 2030년 중장기 미래 전략 '퓨처레디(futuREady) 플랜'의 하나로 "기존 오로라 프로젝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공 시스템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퓨처레디 플랜은 2030년까지 르노, 다시아, 알핀 등 브랜드를 통틀어 총 36종의 신차를 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까지 배정된 22개의 신차 중 16종은 전기차로 확정됐다. 이를 통해 르노 브랜드는 2030년까지 신차의 50%는 전기차, 나머지 50%는 하이브리드로 판매해 100% 전동화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때 한국은 그룹의 D·E 세그먼트 차량 개발과 생산을 맡는다. 파리 사장은 르노코리아가 "르노그룹의 D·E 세그먼트의 핵심 역할을 맡아 왔다"며 "우리는 프리미엄 경쟁력을 선도하고 그룹의 플래그십(기함급) 모델을 개발·생산하는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르노코리아는 신차 개발 프로젝트인 오로라 1과 2의 결과물로 각각 2024년 9월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를 선보인 바 있다. 파리 사장은 두 모델이 "D·E 세그먼트 모델에 대한 르노코리아의 전략적 중요성을 그룹에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최성규 르노코리아 연구개발 고문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신차 개발 계획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르노코리아 제공). 2026.4.14.
지리·LG엔솔·SKT 등 파트너사와 협업 강화…"현대차·기아 대안으로 자리매김"
통상 4~5년가량 걸리는 신차 개발 속도를 2년으로 앞당길 수 있는 비결은 르노코리아가 지리·볼보, LG에너지솔루션, SK텔레콤(SKT) 등 국내외 다양한 협력사들과 수평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랑 콜레오스는 지리·볼보의 CMA 차량 플랫폼을 국내 실정에 맞게 개선해 콘셉트 결정 이후 24개월 만에 개발을 완료,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전동화를 적기에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필랑트의 AI 음성 대화 기술은 SKT의 에이닷 오토를 차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는 2013년 SM3 전기차 출시를 시작으로 10년 넘게 배터리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어 2028년 부산에서 생산하는 르노 전기차에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파리 사장은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을 극대화함으로써 한국 시장에 가장 알맞게 최적화한다는 전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배석한 최성규 르노코리아 연구개발 고문은 "르노코리아 중앙연구소는 20년 넘게 한국 시장에 차량을 판매하면서 닛산, 르노, 지리 플랫폼을 출시할 때마다 국내에 가장 적합한 차량 성능과 주행 질감,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며 향후 신차에 "어떤 플랫폼이 들어가든 국내 고객의 선호에 맞추겠다"고 했다.
파리 사장은 이날 구체적인 신차 판매 목표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향후 경쟁력 있는 신차를 선보여 국내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현대차·기아 대신 르노코리아 차량을 구매한 게 자랑스러울 수 있는 그런 차를 선보이겠다"며 "우리의 품질과 기술력 본다면 가능할 것이라 확신한다. 내년 기자회견 할 때 그러한 시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역설했다.
seongsk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