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위트파크 내 오니기리 전문점 '교토 오니마루' 매장에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백화점 3사가 일찍부터 글로벌 F&B 브랜드 유치와 프리미엄 공간 조성에 속도를 내온 결과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평양냉면 전문점 ‘서령’, 스테이크 전문점 ‘르뵈프’ 등을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인 데 이어 ‘교토 퍼펙트 말차’, ‘바틸’ 등 해외 인기 브랜드의 국내 1호점을 잇달아 유치했다. F&B 팝업스토어 유치 건수도 최근 3년간 매년 10% 이상 증가세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식품관을 2년에 걸쳐 약 1만 9800㎡(6000평) 규모로 확대했다. 디저트 특화 공간 ‘스위트파크’와 프리미엄 다이닝 ‘하우스오브신세계’, ‘델리존’ 등을 조성해 유명 맛집과 식품을 한 곳에 집적했다. 흑백요리사 출신 신현도 셰프의 파인다이닝 ‘모노로그’는 개장과 동시에 두 달 치 예약이 마감됐고, 여경래 셰프의 ‘구오만두’는 지금도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스위트파크의 경우 지난해 고객 수가 개장 첫해인 2024년 대비 20% 증가했고, 방문객의 40%가 신규 고객이었다. 식품관이 기존 고객을 붙잡는 데서 나아가 새로운 고객층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는 ‘집객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백화점도 F&B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 달에 약 200개의 식품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교체 중이다. 대표적으로 판교점 식품관 정중앙에 ‘키즈&패밀리’ 공간을 배치해 식사와 놀이, 휴식까지 가능한 복합 체류 공간으로 꾸몄다. 최근에는 프랑스 봉마르셰 백화점 식품관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미식 체험형 콘텐츠 확대도 검토 중이다.
F&B가 해가 거듭할수록 백화점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는 데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백화점 식품 매출 비중은 통상 전체의 10%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실제 역할은 단순 수치를 훨씬 넘어선다. 신선식품과 델리, 디저트, 다이닝을 한 공간에 집적하면 방문 빈도와 체류 시간이 늘고, 이는 패션·리빙 등 다른 카테고리 소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연관 효과를 만든다.
고물가·소비 양극화 국면에서도 식음료는 상대적으로 경기 방어력이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패션 소비는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식음료 지출은 줄어들기보다 외식·디저트 등 경험 소비 성격으로 오히려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F&B가 불황에도 성장세를 유지하는 배경이다.
특히 이커머스가 아무리 빠르게 진화해도 ‘맛’의 영역은 끝내 넘기 어렵다. 신선식품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즉석에서 조리된 음식의 온도와 향을 느끼며, 공간 안에서 경험하는 미식 콘텐츠는 배송과 화면으로 대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온라인이 가격과 편의성을 장악한 사이, 백화점은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경험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F&B는 고객의 발걸음을 이끄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며 “식품관을 중심으로 방문 동선과 체류 흐름이 재편되면서, 온라인과 차별화된 경험 설계가 오프라인 유통의 성패를 가르는 변수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