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장에선 한국투자금융지주(한투)와 교보생명, 태광그룹 등을 잠재적 인수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 비은행 금융그룹인 이들은 보험업 진출과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목적으로 보험사 매물을 찾고 있다. 이외에도 신한·하나·우리금융 등 보험 계열사는 보유한 금융그룹의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손해보험사 강화 등을 위해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 △롯데손보 △예별손보 등 3개 보험사를 놓고 한투, 교보생명, 태광그룹,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 등이 인수전에 나설 후보군으로 예상된다. 이 중 매각 7수생인 KDB생명은 자산 17조 2045억원,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70.99%(경과조치 적용 후 205.73%)인 생명보험사로 한국산업은행이 지분 99.66%를 가지고 있다.
이번이 7번째로 시장에 나오는 KDB생명은 지난 2014년부터 10년 넘게 인수자를 찾고 있지만 번번이 매각에 실패했다. 앞서 2023년 5차 매각에는 하나금융지주, 2024년 6차 매각에선 사모펀드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인수에 나섰지만 킥스 비율 등 취약한 재무건전성 문제와 가격 부담 등으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산은이 희망하는 매각가는 지난해 12월 유상증자 5000억원 등을 감안해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KDB생명 몸값을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매각가는 협상에 따라 달라질 부분이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자산 14조 4103억원, 킥스 비율 159.48%의 중견 손해보험사다. 사모펀드 JKL파트너스 등이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인수하며 유상증자를 포함해 총 7484억원(지분 77%)을 투자했고, 2023년 JP모건 주관으로 1차 매각을 시도했다. 그러나 2024년 4월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우리금융이 본입찰에 불참하며 매각이 무산됐다. 당시 최대 2조원에 달하는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장 예상 매각가는 1조원 안팎으로 이전보다는 몸값을 낮출 것으로 예측된다.
예별손보는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해 설립한 가교보험사로 5개 대형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로의 계약 이전 절차와 함께 매각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예별손보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킥스비율 130%를 맞추는 등 정상화를 위해 1조 2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7000억~8000억원의 공적자금 지원이 예상되지만 인수 이후 추가 자금 투입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매각가보다는 인수자의 정상화 능력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보험 필요한 ‘한투’ 부상…은행·비은행 금융그룹 인수 ‘저울질’
업계에선 이들 3개 보험사 모두 인수 후보로 한투를 주목하고 있다. 한투는 비은행 금융지주로는 메리츠금융지주와 양대산맥을 이루며 증시 호황에 힘입어 2025년 연결 당기순이익이 2조 204억원에 달했다. 증권과 저축은행, 캐피탈, 신탁, 운용사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왔지만, 보험업 진출이라는 오랜 숙원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 3~4년간 KDB생명과 ABL생명, 롯데손보,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며 일부 실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투는 시장 흐름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큰 증권업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안정적 보험료 기반의 보험사 인수를 통해 보완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산이다. 보험과 증권을 결합해 성공한 메리츠금융의 사례도 한투의 보험사 인수 필요성을 방증하고 있다. 실제 한투는 올 3월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업설명회(IR)에서도 “연내 금융계열사 인수를 목표로 생명·손해보험 등 M&A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DB생명의 또 다른 잠재적 매수자로는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을 품고 종합 금융그룹을 선언한 교보생명과 보험업을 지속 강화해온 태광그룹 등이 언급된다. 교보생명은 KDB생명 인수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 한화생명을 넘어 업계 2위를 노릴 수 있다. 또 태광그룹은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를 보유하고 있어, KDB생명을 품으면 중견사에서 대형사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여기에 두 곳 모두 기존 영업 인프라와 조직을 통합해 관리 비용을 줄이고, 자산운용 효율성 제고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롯데손보는 한투와 함께 손보사 비중이 작은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이 인수 후보로 얘기된다. 또 지방금융지주 중 계열 보험사가 없는 BNK금융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예별손보는 한투 외에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커진 시장 변동성과 금융당국의 생산적·포용금융 및 안정적 리스크 관리 강조 등으로 금융그룹들이 보험사 인수에 나서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 검토는 모두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인수를 하는 것은 결국 가격협상의 문제”라며 “전쟁 등의 외부요인도 있어서, 가격이 맞지 않으면 M&A를 단행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업계에선 이들 금융그룹이 무리한 가격에 매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나 성장성, 자산건전성과 같은 매물의 매력도나 인수희망자가 얼마나 해당 매물을 필요로 하는지 등이 중요하지만, 결국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며 “M&A는 가격이 안 맞으면 인수합병까지 본 절차에 가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