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충격’ 수입물가 28년만에 최대 상승… 원유값 두 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15일, 오전 06:15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달 중동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뛰면서 우리나라 수입물가가 한달새 16% 넘게 급등했다. 수입물가 상승폭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약 28년 만에 최대였고, 원유 가격은 1차 오일쇼크가 있었던 1974년 이후 51년여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지난 7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사진= 연합뉴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전월보다 16.1% 올라 2월(1.5%)보다 오름 폭이 10배 이상 확대됐다.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8.4% 올랐다.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가 급등이 수입물가에 직격타를 날렸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68.4달러에서 128.52달러로 한 달 새 87.9% 올랐다. 이에따라 원재료 수입 물가가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40.2% 상승하면서 원유 수입 물가는 88.5% 치솟았다. 원화 기준으로는 1985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고 상승률이고,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1974년 1월(98.3%) 이후 51년 2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수입물가 상승에 일조했다. 지난달 월평균 환율은 1486.64원으로 전월(1449.32원)보다 2.6% 올랐다. 우리 경제의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 등으로 중동 사태 이후 원화 가치가 가파른 약세를 보인 탓이다.

품목별로는 원유 등 광산품과 석탄·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충격이 집중됐다. 원재료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40.2% 뛰었고, 중간재도 석탄·석유제품·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8.8%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물가는 각각 1.5%, 1.9% 오르는 데 그쳐, 최근 물가 압력의 1차 파장이 에너지·원자재에 먼저 나타났다. 계약통화 기준(달러 기준)에선 수입물가가 전월보다 13.6% 올라, 원화 약세 요인을 제외해도 에너지 가격 급등이 상당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수입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생산자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자극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향후 소비자물가 흐름은 중동전쟁 전개 양상과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엔 고유가나 원재료 공급 차질의 영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도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자료= 한국은행)
유가와 환율 효과, 반도체 가격 상승이 겹치며 수출물가도 크게 뛰었다. 3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전월 대비 16.3%, 전년 동월 대비 28.7% 상승했다. 석탄·석유제품과 컴퓨터·전자·광학기기 등의 수출단가가 올랐다.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도 전월보다 13.6%, 전년 동월보다 25.9% 각각 상승해 수출가격 자체가 강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물량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수요 지속과 일반 서버용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와 컴퓨터 기억장치를 중심으로 한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수출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금액지수는 같은 기간 51.7% 상승했다. 수입물량지수도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와 화학제품 등이 늘며 12.3% 올랐다.

반도체 가격 강세와 유가의 통관 시차 효과가 맞물리며 3월 교역조건은 크게 개선됐다.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8% 상승했고, 수출총액 기준 교역 여건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50.9%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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