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부스와 집기 제작·렌탈 회사 ‘만만한 녀석들’은 싱가포르 진출 첫해인 지난해 1억 원이 넘는 실적을 올렸다. 갓 사무실을 열고, 자재 보관용 창고를 확보하느라 제대로 된 홍보는 엄두조차 내지 못한 상황에서 12건의 현지 행사에 장치 서비스를 제공했다. 국내산 폐목재로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부스와 집기를 제작,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기술력을 인정한 현지 기업에서 먼저 제안을 해와 10만달러 규모 신제품 공동 개발도 진행 중이다. 장철호 만만한 녀석들 대표는 “싱가포르 외에 동남아 전체 마케팅과 영업을 대행하고 싶다는 제안도 여러 곳으로부터 받아놓은 상태”라며 “올해는 미국, 일본 진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국제행사 참가자 대상 의전·수송 서비스에서 컨시어지 센터, 라운지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프리미엄패스인터내셔널’은 국내 마이스 서비스 업계 최초로 오는 8월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리는 ‘세계 유목민 경기대회’ 의전·수송 서비스 공식 운영사에 선정됐다. (사진=프리미엄패스인터내셔널)
의전·수송, 장치·디자인, 참가자 등록·관리, 상담 등 비즈매칭 등 마이스(MICE) 서비스 기업의 활동 영역이 해외로 확대되고 있다. 시설 운영사나 행사 기획·운영하는 전시 주최사(PEO), 컨벤션 기획사(PCO)로부터 오더를 받는 협력(하도급) 업체에 머물던 서비스 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다. 업종 분류상 ‘마이스 개최 지원업’ ‘마이스·관광 서비스업’에 속하는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시설·행사 운영 등 단편적이던 수출 상품으로서 포트폴리오도 다양성이 더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도급 비즈니스에 그치던 마이스 서비스업의 수출길이 열린 건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받는 행사 기획과 연출, 운영의 비결로 전문성에 기술력까지 갖춘 단계·분야별 서비스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다. 국내에서 열리는 다양한 포맷과 콘셉트의 국제행사가 벤치마킹 대상이 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프리미엄패스는 키르기스스탄에 이어 불가리아 관광·마이스 시장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다. 현지 파트너로 다양한 공동 사업을 논의 중인 ‘팜스 트래블’과의 제휴는 프리미엄패스 서비스를 경험한 주한 불가리아 대사관의 소개와 추천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회사 관계자는 “아시아, 유럽 다음으로 진출을 고려 중인 멕시코, 브라질에서도 컨시어지와 라운지 서비스를 경험한 기관·기업 관계자 추천으로 먼저 제휴·협력 제안해 왔다”고 했다.
마이스테크 회사 블루오리진은 현대차그룹이 유럽과 미주에서 연 ‘글로벌 서플라이어 데이’ 행사에 서비스 운영사로 참여해 올인원 참가자 관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사진=블루오리진)
무역 전시회와 상담회에 쓰이는 AI(인공지능) 기반 비즈매칭 솔루션 ‘오투미트’를 출시한 이즈피엠피는 베트남, 홍콩, 일본에 이어 올 9월과 11월 멕시코와 칠레에서 서비스를 알릴 기회를 얻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9월 여는 ‘K엑스포’, 11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여는 ‘K콘텐츠 엑스포’에 비즈매칭 솔루션 공급·운영사로 선정되면서다. 이충권 이즈피엠피 이사는 “중남미 같은 장거리 지역에서 자체적인 마케팅 기회를 마련하기 쉽지 않다”며 “2023년부터 정부·공공기관 주최 해외 행사에 공급·운영사로 참여해 서비스를 알리면서 현지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마이스 서비스 기업의 해외 진출은 늘고 있지만, 이들 수출길의 폭과 속도를 높여줄 제도나 지원책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마이스 분야 예산 258억 원 가운데 마이스 서비스업에 대한 직접 예산은 아예 없는 데다, 그나마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은 용도가 디지털 전환(DX), 연구개발(R&D)으로 제한적인 상태다. 정부·지자체가 지원하는 해외 관광·마이스 박람회 단체관은 업체 구성이 행사·단체 유치에 맞춰져 상대적으로 서비스 기업에겐 참여 기회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만만한 녀석들, 블루오리진 등은 마이스가 아닌 관광벤처 대상 실증(PoC) 프로그램 등 우회 지원을 통해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관련 업계는 마이스 서비스가 시설, 행사 기획·운영 위주의 산업 생태계를 다양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설, 행사에 비해 해외 진출에 걸리는 리드 타임도 짧아 단기간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산 확보 등에 시간이 걸리는 직접 지원보다 정부·공공기관, 대·중견기업 등이 여는 해외 행사에 서비스 공급·운영사로 참여할 기회를 늘려주는 간접 지원이 더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체부 융복합관광과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마이스 개최지원업’과 ‘마이스·관광 서비스업’ 특수 분류 신설로 마이스 서비스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마련된 상태”라며 “현재 실행 중인 제5차 국제회의산업 육성 기본계획(2024~2028년) 외에 곧 수립에 착수하는 제6차 육성 계획에 마이스 서비스업의 특성에 맞춘 지원책을 신설,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