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위해 해외 진출한 저가커피…글로벌 승부수 통할까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15일, 오전 11:40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국내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잇따라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를 시작으로 더벤티, 빽다방까지 동남아와 미주 시장에 깃발을 꽂으며 저가커피 글로벌화가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커피 프랜차이즈가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러 ‘한 집 건너 한 집’이 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외형 성장의 돌파구를 외부에서 찾는 셈이다.

서울 시내에 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이 나란히 있는 모습. 저가 커피 매장 수는 지난해 처음 1만개를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컴포즈커피는 최근 대만 1호점 프리오픈 당시 수백 명의 대기 행렬이 이어졌고, 일부 시간대에는 20초당 1잔꼴로 판매가 이뤄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한국식 가성비 커피’가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업계 1위 메가MGC커피 역시 지난달 몽골에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의 포문을 열었고, 더벤티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현지 법인을 구축해 동남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빽다방도 싱가포르 등지에서 매장을 늘려가는 중이다.

이 같은 해외 진출 러시는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기형적인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가맹사업 현황 통계를 보면 가맹산업은 외형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브랜드 증가 속도에 비해 점포 확장은 턱없이 제한적인 양상이다. 지난해 가맹 브랜드 수는 10.9% 증가한 반면 가맹점 수 증가율은 4.0%에 그쳤다. 특히 외식업 중에서도 커피 업종은 브랜드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내수 시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매장 늘어도 수익은 글쎄”… 마스터 프랜차이즈의 딜레마

업계 내부에서는 해외로 뻗어가는 화려한 간판 뒤의 ‘수익성 확보’를 최대 과제로 지목한다. 국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핵심 수익 모델은 가맹점 매출액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본사가 가맹점에 원두·컵·시럽 등 원부자재를 납품할 때 발생하는 이윤인 ‘차액가맹금(유통 마진)’에 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는 평균 매출의 약 4%대 수준에서 차액가맹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커피 업종 역시 평균 약 7% 수준의 높은 차액가맹금 비중을 통해 본사 수익을 낸다.

문제는 해외에서는 이 구조가 그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해외 현지에 촘촘한 물류망과 제조 시설을 직접 구축하지 못하면 원부자재 납품으로 마진을 남기기 어렵다. 결국 매출의 4~5% 수준을 로열티로 받는 방식에 의존해야 한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물류 납품이 핵심 수익원인데, 해외에서는 물류를 직접 붙이지 못하면 사실상 상표권 빌려주고 받는 로열티만 남는 구조”라며 “매장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도 본사의 압도적인 수익으로 직결되게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진출 방식 자체의 한계도 뚜렷하다. 초기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부분 현지 기업에 운영권을 일임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을 택하는데, 이는 매장 확대 속도는 빠르지만 본사의 개입 범위가 좁아 수익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하기 어렵다.

◇전문가 “수익 구조는 선택의 문제… 초기 ‘직영점’으로 신뢰 잡아야”

전문가들은 커피 업종 특유의 단순함이 해외 진출 시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국내처럼 반드시 물류 마진에만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한식이나 햄버거 등 타 외식 업종은 레시피가 복잡해 해외 물류망 구축이 까다롭지만, 저가 커피는 비교적 단순해 현지 조달 등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며 “수익을 계약금으로 받을지, 차액가맹금이나 로열티로 받을지는 결국 기업의 경영 방식과 선택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해외 시장은 아직 한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가맹 시스템 자체가 자리 잡지 않은 국가도 많다”며 “초기에는 본사가 직접 직영점을 내서 브랜드의 경쟁력과 분위기를 확실히 보여주거나, 검증된 현지 파트너사를 통한 형태로 접근해야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롱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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