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자들의 돈 버는 법…부동산 말고 금융투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15일, 오후 06:27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부동산이 부의 사다리였던 시대가 저물고 금융투자가 새로운 부의 형성 방법으로 떠올랐다. 10년 새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모은 50대 이하 신흥 자산가들은 물론 기존 부자들까지 자산을 불리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부동산보다 금융투자를 꼽으며 ‘부’의 형성 방법이 구조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드라마 ‘김부장 이야기’ (사진=SLL, 드라마하우스, 바로엔터테인먼트)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15일 부자들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6 웰스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 713명과 금융자산 1억원~10억원 미만 대중부유층 1355명, 금융자산을 1억원 미만 보유한 일반대중 645명 등 총 271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실시해 작성했다.

◇‘30평 아파트’ 사는 50대 김부장 부자 된 방법…“이젠 부동산보다 금융투자”

보고서는 최근 10년 내 부자 반열에 오른 50대 이하 자산가를 ‘K에밀리(EMILLI)’로 명명하고 이들의 부 형성 과정과 투자 철학을 분석했다. ‘에밀리’라는 용어는 2019년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크리스 호건의 저서에서 따온 표현이다. 크리스 호건은 큰 부를 쌓은 평범한 사람들을 ‘에브리데이 밀리언네어’, 줄여서 ‘에밀리’로 칭하고 그들이 재정적 자유를 얻게 된 비결을 분석한 바 있다.

신흥 부자인 K에밀리는 외형적으로 평범해보인다. 평균 연령은 51세, 다수가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으며 44%는 30평형대 이하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업도 전문직(23%)이나 기업·자영업 운영(24%)보다는 회사원이나 공무원 같은 ‘샐러리맨’이 30%에 달했다.

그러나 소득과 자산 규모는 일반 대중과 큰 차이를 보인다. K에밀리 가구의 자산 규모는 60억원대, 연평균 소득은 5억원대로 근로·재산 소득 외에도 추가적인 소득원을 확보하고 있었다.

이들은 자산 형성의 출발점으로 ‘예·적금을 통한 꾸준한 저축(43%)’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하는 것을 꼽았다. 평균 8억 5000만원에 달하는 종잣돈을 활용해 주식 등 금융투자 수익(36%)을 극대화하고 자기계발을 통한 소득 인상(44%)도 활용해 자산을 확대해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새로운 투자 유형·방법이 소개되면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며 24%는 대출을 통해 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데에도 적극적이었다.

투자 성향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K에밀리의 48%는 “이제 돈을 버는 방법으로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낫다”고 말하고 있다. 금융투자 상품과 방법이 다양해지고 거래 접근성·편의성도 개선돼 거래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에 금융투자를 통해 돈을 벌 가능성 또한 함께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K에밀리는 과거 사업 성공이나 상속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관점으로 적극적인 금융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는 새로운 부자 유형”이라며 “이들은 사회의 주요 경제 주체로서 부의 개념을 바꾸고 기존과 다른 부의 형성 방식을 선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이어 “K에밀리를 중심으로 과거 부 형성의 원동력이었던 부동산 불패 믿음에 균열이 생기고 자산관리의 무게중심이 금융으로 이동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변화”라며 “자산 구조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점에 금융회사가 진정한 자산관리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 역할의 확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부자들도 금융자산 비중 늘려…올해는 ETF에 관심

부자들의 자산도 부동산에서 금융투자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의 최근 5년간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비중이 줄고(63%→52%) 금융자산 비중이 늘어나는(35%→46%) 있었다. 부자들 역시 신흥 부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산을 증식하는 방법으로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낫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43%를 차지했다. 이 같은 인식 변화를 반영하듯 부자들의 39%는 올해 포트폴리오를 금융자산 중심으로 리밸런싱할 계획이다.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을 확대할 의향(18%)이 그 반대(10%)보다 1.8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자산 운용을 통한 목표 수익률도 대폭 상향됐다. 부자 10명 중 6명은 10% 이상의 고수익을 기대한다. 20% 이상의 초고수익을 기대하는 비중도 9%에서 23%로 증가했다. 작년 한 해 손실 경험이 적었던 데다 올해 금융시장에 대한 기대 심리가 한층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부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금융상품은 ETF(상장지수펀드)다. 올해 ETF에 투자를 확대하거나 새롭게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부자는 29%에서 48%로 대폭 늘어났다. 주식과 펀드에 대한 투자 의향도 각각 29%에서 45%, 23%에서 36%로 높아졌다. 아울러 부자들은 올 한 해 증권사 자산 예치 비중을 30% 가까이 늘릴 것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반면 부동산에 대한 투자 의향은 매입과 매도 모두 감소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로 결정이 쉽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금융투자를 우선 고려하는 의향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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