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난리인데" 韓 100일치 확보…원유 2.7억 배럴 '안전판' 구축

경제

뉴스1,

2026년 4월 15일, 오후 08:01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 시민이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2026.4.15 © 뉴스1 김민지 기자

정부 특사단이 사우디아라비아·오만·카자흐스탄·카타르 등 4개국 순방을 통해 원유 2억7300만 배럴과 나프타 210만 톤을 확보했다. 이번 물량은 약 3개월 이상 국내 수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규모로, 단기 에너지 수급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단순한 비상 물량 확보를 넘어 공급망 다변화와 에너지 조달 구조 전환의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비중동 지역 공급 기반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도 기름 없어 난리인데, 의미 있는 성과…공급망 구조 전환 노력도 평가"
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특사단이 확보한 약 2억7300만 배럴의 원유는 국내 하루 평균 정제 처리량(약 280만 배럴, 평시 기준)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00일, 즉 3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규모"라며 "단기적 수급 대응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확보된 물량이라는 점에서 양적 측면만으로도 성과를 부정하기 어렵다"며 "추가 확보 없이도 일정 기간 수급을 유지할 수 있어 단기 공급 충격을 완화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도입 원유의 유종(경질유·중질유)에 따라 실제 활용도와 체감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략경제협력 대통령특사 활동 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4.15 © 뉴스1 허경 기자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일본도 원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약 100일분 물량을 확보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가격이 변수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격보다 확보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유가 안정적으로 도입돼야 미국이나 호주로의 항공유 수출도 가능해지고, 이는 우리 경제에 중요한 레버리지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번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국내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210만톤'의 물량을 추가 확보한 것과 관련해서도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박주현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전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는 "정부가 많이 노력한 성과"라며 "비닐 공급 부족 문제 등 국내 공급망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장태훈 부연구위원 역시 "납사(나프타) 역시 중국에서 이미 수출통제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선택지가 많지 않았는데, 물량을 추가 확보했다는 점에서 성과로 볼 수 있다"면서 "납사는 원유에서 생산한다. 적지 않은 원유를 확보한 만큼 이번 물량 확보로 수급 불안 문제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나프타 물량 확보와 함께 추경 예산 6744억 원을 활용해 기업의 부담 완화에 나선다. 해당 사업은 국제 나프타 수입 단가 상승분의 50%를 보조하는 방식으로, 4월 1일을 기준으로 소급 적용된다.

정부의 국제공동비축사업 확대 움직임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유승훈 교수는 "석유 비축은 일종의 외환보유고처럼 국가 신인도와 경제력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임대 수익뿐 아니라 비상시 우선 구매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공동비축 물량은 많이 유치할수록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에너지 수급 구조적 전환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긍정 평가하는 의견도 있었다.

장태훈 연구위원은 "이번 특사단의 단기 대체 물량 확보를 넘어, 호르무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이 병행되고 있다"며 "미국과 남미 등 비중동 지역으로 원유 도입을 확대하는 공급망 다변화 노력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제공동비축사업 확대 역시 추진 중으로, 이는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정부 특사단 파견 성과…연말까지 원유 2.7억배럴, 나프타 210만톤 확보
한편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단은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자흐스탄, 카타르 등 4개국을 순방한 결과 원유 2억7300만 배럴과 나프타 210만 톤을 확보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별도의 비상조치 없이도 약 3개월 이상 국내 경제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당장의 수급 불안을 완화하는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별로 보면 카자흐스탄에서 1800만배럴, 오만에서 500만배럴과 나프타 160만톤을 확보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기존 배정 물량 중 선적이 불확실했던 5000만배럴을 대체 항만을 통해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6월부터 연말까지 2억배럴을 추가로 한국에 우선 배정하기로 약속하면서 핵심 공급선의 안정성을 재확인했다.

특히 카자흐스탄과는 고위급 직접 소통 채널을 구축하며 전쟁 이후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협력 기반을 강화했다. 카타르와도 액화천연가스(LNG) 계약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원유뿐 아니라 가스까지 에너지 포트폴리오 전반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번 확보 물량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대체 공급선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는 우회 송유관 활용, 홍해 인접 항만 선적 등 다양한 경로를 병행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중동 의존 탈피 '첫발'…비축기지 확대·공급망 다변화 병행
이번 성과는 단순한 긴급 물량 확보를 넘어,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구조적 대응이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대체 원유 확보와 함께 국제공동비축사업 확대를 추진하며 공급망 안정 장치를 다층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특사단을 이끈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산유국들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우회 송유관, 호르무즈 해협 외부 석유 저장 시설 구축 등 여러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동 산유국들은 우리나라 원유 저장 시설을 활용하는 국제 공동 비축 사업 확대에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며 "금번 추경을 통해 국내 비축기지 저장시설 확충 예산이 편성된 만큼, 향후 주요 산유국과의 공동 비축이 확대돼 비상 상황에서도 원유 수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들은 한국의 석유 비축기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산유국이 원유를 국내 비축시설에 저장하고, 위기 시 한국이 해당 물량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간접 비축' 효과를 갖는다.

이 같은 국제공동비축이 확대할 경우 한국은 자체 비축유를 크게 늘리지 않고도 추가 공급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동시에 산유국 입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를 피해 역외 거점을 확보할 수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미 중동 사태 이후 4~5월에 걸쳐 총 1억1000만배럴 규모의 대체 원유를 확보한 데 이어, 이번 특사단 성과까지 더해 단기 수급 대응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여기에 비축기지 확충과 공동 비축 확대까지 병행되면,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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