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시내에서 바라본 KBIC 모습. (사진=KBIC 홈페이지 갈무리)
KBIC는 1995년 규모 6.9 지진(한신·아와지 대지진)이 휩쓸고 지나간 지역 경제를 재생하자는 취지에서 1998년 설립됐다. 고바야시 케이코 KBIC 국제 생태계 개발 총괄은 이데일리에 “고베는 선박, 철강 등 제조업에 강한 도시였으나 1998년 당시 관련 시장이 저물고 있었고, 대지진 이후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커져 이쪽 분야에 집중하게 됐다”며 “당시 일본에 의료산업단지가 없어 글로벌 사례를 참고해 조성했다”고 부연했다.
올해 1월 기준 341개 기관·기업이 KBIC에 입주하고 있다. 병원과 바이오·연구개발(R&D)·시뮬레이션으로 나뉜 구역에 약 1만 3000명에 달하는 직원이 일하고 있다. KBIC에는 가와사키 중공업, 시스맥스 등 이름만 대면 알 법한 현지 대기업이 줄줄이 입주해있다. 산단이 집중하는 분야는 △의료기기 △제약 △바이오(재생의료) △헬스 프로모션(웰니스) 등이다.
KBIC는 기초연구, 사업화, 네트워크 연결도 맡고 있다. 이때 고베 바이오메디컬 연구혁신재단(FBRI)이 KBIC 내 산하 산업체, 정부, 학계, 의료기관 간 공동 사업과 협력을 추진한다. 즉, FBRI는 산단 형성과 운영을 지원하는 핵심 추진기관이라 할 수 있다. FBRI는 코디네이터라는 직군을 둬 산단에 입주한 기업들의 비즈니스 매칭을 돕는다.
KBIC 내 한 건물에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들른 기업가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사진=박소영 기자)
KBIC는 고베 생명과학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는데도 이바지한다. FBRI가 지닌 글로벌·벤처캐피털(VC)·대기업·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FBRI 코디네이터가 일본 전역에서 유망 생명과학 분야 극초기·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기도 한다. 산단에 약 80개에 달하는 스타트업이 입주하게 된 배경이다.
매년 관서지방에서 진행하는 생명과학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KLSAP)과도 함께 한다. 바이엘, 셀트리온, 시스맥스, 아스트라제네카, 교토대, 베링거인겔하임 등이 서포터로 나선다. KBIC도 스타트업을 선정해 이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선정된 스타트업은 대기업 멘토링은 물론, 미국 현지 방문까지 지원받는다.
고바야시 케이코 총괄은 “정부뿐 아니라 고베에서도 스타트업과 기업 간 연계를 활성화하자는 움직임이 있다”며 “FBRI도 그런 의미에서 바이오 헬스케어 섹터를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KBIC에 등록된 전문가를 스타트업에 소개해준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같은 인허가 기관인 일본 의약품 의료기기종합기구(PMDA)의 인증을 위한 멘토링을 제공하는 식이다.
KBIC에 둥지를 튼 곳은 대다수가 현지 기업이다. 미국, 중국, 독일, 프랑스, 한국 등 글로벌 기업도 소수지만 존재한다. 국내 대표 입주 기업으로 ‘셀트리온’이 있다. 산단은 올해부터 국내 스타트업과의 접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BIC 아시아 런치패드 2026’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한국, 대만, 싱가포르 생명과학 분야 스타트업이 일본에서 사업을 키우도록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구체적으로 핵심 오피니언 리더·규제 당국 연결은 물론, 기업 파트너십 체결과 전임상 연구를 돕는다.
고바야시 케이코 KBIC 국제 생태계 개발 총괄이 역사 앞에서 설치된 KBIC 연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소영 기자)
고바야시 총괄은 “KBIC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의료산업단지이지만 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며, 다양한 의료·바이오 산업군을 다루는 유일한 곳”이라며 “쇼난 아이파크가 한국에서 유명하지만, 이곳은 제약 산업 위주”라고 했다. 그는 이어 “다른 산단은 중심가에서 멀지만 KBIC는 약 5㎞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는 지리적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산단 안에 꾸려진 생태계를 통해 산학연 전문가와 네트워크를 다지며 자금 조달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 강조했다. 그는 “현지 대기업과 기술검증(PoC)이나 R&D를 할 수 있고, 무엇보다 올해 9월부터 실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입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