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2나노 쏠림 심화…삼성 파운드리 빈틈 노린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16일, 오후 07:19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며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기조가 여전히 강함을 입증했다. 압도적인 매출 성장과 연간 시설투자(CAPEX) 규모 상향은 AI 투자 수요가 그만큼 탄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삼성 파운드리 입장에서 위기이자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TSMC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순이익이 5725억 대만달러(약 26조7000억원)를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3%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순이익, 2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시장의 예상을 모두 뛰어넘으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AI 빅테크의 수요 확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사진=AFP)
2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는 390억~402억달러를 제시하며, 시장 예상치(381억1000만달러)를 뛰어넘었다. 특히 TSMC 3나노미터(nm·1나노=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이 전체 웨이퍼 매출의 25%를 차지했다. TSMC는 “AI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며 “2나노 공정은 이미 대량 양산 단계에 진입했고,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3나노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자본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TSMC는 3나노 수요 확대에 대응해 내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예약 물량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베이스다이를 비롯해 언어처리장치(LPU), 중앙처리장치(CPU) 등에서 2·3나노 공정 수주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2나노 선단 공정에서 삼성전자가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TSMC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은 삼성에는 위기다. 다만 TSMC가 2나노 양산 과정에서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 삼성전자 역시 빅테크 고객사 확보 기회를 넓히고자 고군분투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해 온 만큼, 2나노에서도 수율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에서 삼성전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 테슬라의 AI칩 ‘AI5’와 ‘AI6’를 양산할 예정이다.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사진=TSMC)
현재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TSMC의 최선단 공정은 사실상 포화 상태다. 이에 따라 TSMC 의존도를 낮추려는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를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AI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TSMC만으로는 보충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파운드리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수년간 적자를 이어온 만큼, 흑자 전환 여부가 최대 과제로 꼽힌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7일 57조2000억원 규모의 분기 영업이익을 잠정 발표하면서,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부문 실적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부문의 적자 규모를 약 1조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1분기 적자가 6000억원 수준까지 축소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 흑자 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HBM4 베이스 다이를 4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면서 가동률이 상승한 점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파운드리 적자 폭은 점진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흑자 전환 시점 역시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 2나노 공정도 양산 가능한 수준까지 수율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이나 내년 초 흑자 전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