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백기 든 혁신...원격진료 접고 염색미용실 사업 하기도 [only이데일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16일, 오후 06:55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맥킨지 전략 컨설턴트 출신인 손덕수 대표가 설립한 메디르는 지난 2021년 비대면 진료 서비스 메듭(MEDB)을 출시했다. 서비스 1년 만에 주요 병원 및 약국 500곳과 제휴를 맺었고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카카오벤처스와 두나무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약 66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 메듭 서비스 화면(사진=메디르)


그러나 메듭은 설립 2년 만인 2023년 서비스를 중단했다. 보건복지부가 같은 해 5월 발표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주요 가이드라인이 비대면 진료 요건으로 ‘해당 의료기관에서 30일 이내 동일한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적 있는 재진 환자’로 특정하면서 활동 반경이 급격히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후 가이드라인은 변경됐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업계 지적은 계속됐고, 결국 메디르는 서비스를 중단한 뒤 현재는 염색 전문 미용실 사업으로 전환했다.

최근 혁신 기술을 앞세운 중기·벤처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바뀐 비즈니스 환경을 따라잡지 못한 수많은 규제들이 이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데일리와 법무법인 세종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21~2025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인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국내 벤처 기업들 중 최소 20개사 이상이 기업 규제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소기업들의 규제 개선을 담당하는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4868건이었던 옴부즈만의 규제 애로 처리건수는 2025년 5312건을 기록했다. 매년 수천 건의 규제를 개선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필요한 규제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기·벤처업계에서는 지난 15일 이재명 대통령이 규제합리화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첨단산업 분야 등에서 ‘네거티브 방식’(특정 사항만 제한적으로 금지)으로 규제 시스템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기업 발목을 잡는 불합리한 규제들을 다시 한번 뿌리 뽑을 기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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