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상욱 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 과제’(주최 민병덕·박민규·신장식 의원, 주관 Monetary Research&Initiatives)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민 의원은 민주당 디지털자산TF 이정문(위원장)·박민규 의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과 만나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1심사소위원회에 디지털자산기본법 법안이 상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국회에는 민병덕·이강일·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디지털자산 종합법안과 안도걸·김현정 민주당 의원 및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스테이블코인 특화 법안, 지난 9일 발의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가상자산기본법 제정안 등 총 7건이 계류 중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법안을 오는 27일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에 상정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최훈길 기자)
민 의원은 “(이렇게) 미국발(發)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데 대한민국이 살아 남으려면 쓰나미에 올라타야 한다”며 “쓰나미에서 통화 주권, 결제 주권을 지키려면 글로벌 정합성에 맞는 스테이블코인을 만드는 방법뿐”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지금의 법률 체계가 어떻게 되고 있고, 미국은 앞으로 어떻게 갈지는 저희에게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앞으로 의원들이 본격적인 입법 논의에 들어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미국에서 직접 가보고 미국에서 법률 만든 사람들의 고민도 들어보고 실상도 들어볼 것”이라고 전했다.
민 의원은 “어제 만난 홍콩 웹3 연구소장은 ‘홍콩은 작년 8월에 스테이블코인 관련해 선진적으로 법규를 만들었지만 규제가 너무 엄격해서 시장이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법을 만들었지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절절히 얘기하더라”며 “저희도 (스테이블코인 입법을) 만드는 것에 동의했지만 아무도 쓰지 않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하면 뭐가 되겠나”고 반문했다.
민 의원은 “세계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쓰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만들지, 대한민국이 달러라이제이션의 식민지가 될지, 쓰나미에 올라타서 그 힘을 받아 세계 여러 곳을 장악하는 G2 국가가 될지가 향후 몇개월 간 입법 과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이 문제는 단순한 디지털자산 정책의 차원을 넘어, 통화주권의 문제이자 앞으로 한국의 금융 질서가 어떤 인프라 위에서 작동할 것인가의 과제”라며 “더 늦기 전에 준비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하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한국도 더 이상 추상적인 찬반 논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이제는 한국형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어떤 원칙 위에서 설계할 것인지, 그리고 국제 규제와 어떻게 정합성을 맞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입법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축사 전문이다.
반갑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민병덕입니다.
오늘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한국 디지털자산 입법 과제’ 세미나를 함께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공동주최해주신 박민규 의원님, 신장식 의원님께 감사드리고, 행사를 준비해주신 MRI와 발제와 토론을 맡아주신 모든 전문가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은 미국의 규제방향을 검토하여 디지털 금융 질서가 어떤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한국이 어떤 기준과 전략을 가져야 하는지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입니다.
달러는 여전히 세계의 기축통화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그 지위를 디지털 통화 질서로까지 확장하려는 흐름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IMF는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달러 표시이며, USDT와 USDC 두 종목이 한국도 더 이상 추상적인 찬반 논쟁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한시장의 약 90%를 차지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코인게코도 상위 3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법정통화 담보형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약 95%를 점유한다고 짚었습니다.
결제 통화가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굳어질수록 무역, 송금, 자본 이동, 거래 데이터가 모두 달러 기반의 디지털 네트워크 위에서 축적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BIS도 스테이블코인의 광범위한 확산이 비미국 거주자들에게 달러 표시 자산 접근을 넓혀 국내 통화정책과 외환 규제의 유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한 디지털자산 정책의 차원을 넘어, 통화주권의 문제이자 앞으로 한국의 금융 질서가 어떤 인프라 위에서 작동할 것인가의 과제입니다. 더 늦기 전에 준비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합니다. 씨티는 2030년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모가 기본 시나리오 1.9조 달러, 강세 시나리오 4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이미 이를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보고 움직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바로 이런 시점에 미국은 GENIUS Act의 이행 체계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미 통화감독청(OCC)은 2026년 2월 25일 NPRM을 통해 허용된 결제 스테이블코인 발행자, 외국 발행자 등록, 수탁 구조, 준비자산, 자본 요건 등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허용 또는 금지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신뢰를 만들기 위한 제도 설계를 시작한 것입니다.
한국도 더 이상 추상적인 찬반 논쟁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한국형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어떤 원칙 위에서 설계할 것인지, 그리고 국제 규제와 어떻게 정합성을 맞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입법 설계가 필요합니다.
저는 디지털자산 입법을 논의하면서 늘 같은 문제의식을 가져왔습니다. 제도는 발판이 되어야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기존 금융의 틀로만 재단해 새로운 산업의 가능성을 미리 접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물론 그 전제는 안정성 위에서 혁신이 함께 가는 설계입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문제는 미국 기준을 그대로 따라가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별도의 전략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에 수동적으로 편입될 것인가, 아니면 원화 기반의 디지털 금융 질서를 준비할 것인가의 선택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미국 OCC의 규율체계를 면밀히 분석하고, 그것을 한국의 입법 과제와 연결해보는 작업은 앞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국회도 더 책임 있게 준비하겠습니다. 한국이 글로벌 기준을 참고하되 그대로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금융시장과 산업 현실에 맞는 제도적 해답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