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직고용 확대’ 속도…노노갈등 파장에 촉각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17일, 오전 10:54

대법원이 포스코가 사내 하청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1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비롯한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선고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포스코의 협력사 인력 직접 고용이 사법 판단과 맞물리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7000명 규모 직고용 방침에 더해 대법원이 추가로 200여 명에 대한 고용 의무를 인정하면서 원·하청 구조 개편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직무별 임금 격차와 직군 분리 문제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확산되며 ‘노노 갈등’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16일 포항·광양 제철소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223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215명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일정 기간을 초과해 사실상 파견 형태로 사용된 만큼 원청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협력업체 인력이 원료 하역, 설비 정비, 품질 확인 등 제철 공정과 밀접한 업무를 수행했고, 작업 대상과 방법, 순서 등에 대해 포스코가 전산 시스템(MES)과 작업 기준을 통해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해 왔다고 판단했다. 반면 냉연제품 포장 업무 일부는 독립성이 인정돼 파견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번 판결은 포스코가 이달 초 발표한 ‘7000명 직고용’ 로드맵과 맞물리며 구조 개편 속도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시 포스코는 전체 협력사 인력 약 1만 명 가운데 크레인 운전, 원료 하역, 제품 표면 처리 등 생산과 직접 연계된 약 70%를 단계적으로 채용한다고 밝혔다. 장기간 이어진 불법파견 소송 부담과 최근 노란봉투법 시행 등 제도 변화에 대응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고용 확대 과정에서 임금과 처우를 둘러싼 갈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회사는 직무 성격에 따라 별도 직군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하청 노조는 이를 기존 정규직 대비 차별 구조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과거 2022년 직고용 사례에서도 별도 직군의 임금 수준이 기존 대비 낮았던 만큼 이번에도 유사한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측은 직무 차이에 따른 임금 격차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용광로 기반 제련 공정을 담당하는 생산 직군과 원재료 운송·설비 지원 등 보조 성격 업무는 역할과 책임이 다른 만큼 동일한 보상체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향후 노사 협의를 통해 신규 직군의 임금 수준을 기존 생산직 대비 어느 수준까지 맞출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금속노조는 16일 대법원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는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를 차별없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며 “불법파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용’ 직접고용을 중단하고 노조와 대화를 통해 온전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철강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제철 등 주요 업체들도 일부 하청 인력과 관련한 소송을 진행 중인 만큼 핵심 공정의 외주 여부를 둘러싼 판단 기준이 재정립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 측은 “대법원 판결 결과를 존중하며, 승소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관련 법적 절차에 따라 후속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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