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바이오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 중인 중국이 이번에는 '약값'과 '규제'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혁신 신약에는 높은 보상을 약속해 연구개발(R&D) 의지를 고취하고, 글로벌 기업들에는 신속한 시장 진입 통로를 열어주어 자국을 글로벌 바이오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약값 결정 체계의 전면 개편이다. 중국 국무원 판공실은 지난 14일 '분류 가격제' 도입을 골자로 한 14개 조치를 발표했다. 핵심은 혁신성이 높은 신약에 대해 초기 고가 전략을 허용하는 것이다. R&D 비용과 위험도를 가격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 제약사가 혁신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병행된다. 공립 의료기관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에는 병원이 별도의 이윤을 붙이지 못하는 '제로 마진' 제도가 도입되며, 온·오프라인 가격 비교 시스템을 통해 투명성을 강화한다. 공급 부족을 빌미로 가격을 조작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를 향한 '러브콜'도 한층 뜨거워졌다. 다음 달 15일부터 시행되는 의약품 관리법 실시조례 개정안은 2002년 이후 23년 만의 전면 개정으로, 전체 조문의 90% 이상이 수정됐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해외 임상 데이터의 인정 범위 확대다. 국제 기준(GCP)을 충족할 경우 기존에 필수로 요구되던 추가 임상인 '가교시험'을 면제받을 수 있어, 글로벌 신약의 중국 상륙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질 전망이다. 소아용 의약품(최대 2년)과 희귀질환 치료제(최대 7년)에 파격적인 시장 독점권도 부여해 지식재산권 보호를 대폭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이 작년 한 해에만 76개의 혁신 신약이 출시되고 기술 수출 금액이 1000억 달러(약 147조 원)를 돌파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 강한 자신감의 발로라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가격 체계 유연화와 규제 간소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자국 내 혁신 기업을 키우는 동시에 글로벌 빅파마들을 끌어들여 생태계를 완성하려는 전략"이라며 "향후 중국 시장은 단순히 '규모'의 시장을 넘어 혁신 기술이 가장 빠르게 시험대에 오르는 '품질'의 시장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