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황 DS·비상경영 DX…삼성전자 '한지붕 두 회사' 딜레마

경제

뉴스1,

2026년 4월 20일, 오전 11:57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액 133조원, 영업이익 57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8.06%, 전분기 대비 41.7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55.01%, 전분기 대비 185%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2026.4.7 © 뉴스1 김성진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한지붕 두 회사' 딜레마로 고심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영향으로 올해 1분기 57조 2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새 역사를 썼다. 하지만 사업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은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칩플레이션 여파로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의 고심이 깊지만 노동조합은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DS)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성과급만을 요구하고 있다. 사내 여러 사업 부문이 있는 복합 기업인 삼성전자의 특성을 고려한 노사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사업 부문별 명암 교차…DX는 비상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사업 부문별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 폭등으로 DS부문은 천문학적인 이익을 거두고 있다. 업계에선 DS 부문의 영업이익이 50조 원을 크게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급증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DX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제조 원가를 끌어올리는 '부메랑'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스마트폰 부품원가(BoM)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던 비중은 20%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40% 이상이다.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지난해 삼성전자 수익을 견인했지만 메모리 가격 부담으로 적자 가능성까지 나온다. 생활가전의 DA사업부와 TV를 담당하는 VD사업부 역시 지난해 200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DX 부문 3대 사업부는 모두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전자 DX부문은 전 사업부에서 비용 30% 감축에 나섰으며, 조직 효율화도 병행 중이다. 출장 규정도 강화되면서 부사장급 이하 임원은 10시간 미만 출장 시 기존 비즈니스석 대신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세부 비용까지 통제 범위를 넓혔다.

비용 절감 노력에도 전례 없는 원가 압박은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메모리 비용 상승분만으로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기준 대당 50~60달러 수준의 원가 압박을 받는 것으로 추산한다.

한 가족이라도 반도체 '싸게 공급 못한다'…삼성전자, DX 부문 체질 개선 추진

DS와 DX 사업부 모두 같은 삼성전자 소속이지만 반도체 가격을 시장가격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도 없다.

사업부 간 내부 조달을 통해 특정 부서에 유리하게 거래가 이뤄지면 사업부별 경영 성과가 왜곡될 수 있고 법적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 DS부문의 주요 고객사 다수가 DX 부문의 경쟁자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DX·DS부문 사이에 강력한 '차이니즈 월(정보 방화벽)'을 세운 이유이기도 하다.

DS부문이 주요 고객사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신제품 출시 계획과 부품 사양, 공급 물량 등 민감한 경영 정보가 DX부문으로 흘러 들어가면 반도체 공급자로서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DX부문은 원가 상승 압박 속에서도 중국산 저가 브랜드 공세에 '직격탄'을 맞고 있고 애플 폴더블폰의 등장으로 시장 점유율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출하량이 급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긴장의 끈을 놓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반도체 부문에서 발생하는 현재의 구조가 고착화되면 메모리 업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결국 고스란히 기업 경영 전반의 리스크로 이어진다.

이에 DX부문의 비상경영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설 시기라고 판단했다.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고 DX부문의 독자 생존력을 되살릴 '골든타임'으로 규정, 중장기 수익 구조 전환에 과감히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DX부문의 MX사업부는 칩플레이션에 따른 원가 부담을 프리미엄 전략과 비용 효율화로 흡수하고 VD사업부는 마이크로RGB·OLED 등 혁신 제품으로 프리미엄 리더십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DA사업부는 AI 가전 라인업 확대와 함께 사업구조 전반의 체질을 고부가 가치 중심으로 개선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유럽 최대 냉난방공조 기업 플랙트그룹을 인수한 것 역시 이 같은 계획의 하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도 없지 않으냐"며 "전사적인 측면에서 성과급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goodday@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