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재산상 이익 5년치 첫 공시…빗썸만 단 2개월 꼼수 '축소 공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20일, 오후 07:11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처음으로 ‘재산상 이익’ 분기 공시를 시행한 가운데 빗썸만 공시 기간을 축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의 자율 규정에 따른 공시이지만 업비트·코인원·코빗·고팍스가 5년치 합산 결과를 공개한 반면 빗썸은 단 2개월치만 공개하면서다.

(사진=빗썸)
20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특정 이용자 1인에게 제공된 재산상 이익 최고치는 △업비트 66억5669만1726원 △빗썸 107억6772만7723원 △코인원 1163억3482만8065원 △코빗 98억9131만5864원 △고팍스 39억7026만9830원으로 집계됐다. 업비트·코인원·코빗·고팍스는 지난 2022년 1월부터 올 3월까지, 빗썸은 올해 2월부터 3월까지의 거래 수수료 할인 및 마케팅 혜택 등을 합산한 결과다.

코인원은 5년간 단 한 명에 1163억원 상당의 거래 수수료를 할인해 줬다. 이는 2위 수혜자(299억원)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빗썸의 경우 단 2개월 간 한 명에게 수수료 쿠폰으로만 107억원의 혜택을 몰아줬다. 연간 규모 환산시 644억원에 이르는 규모로 만약 5년치를 합산하면 코인원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특정인이 혜택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빗썸은 워낙 이벤트를 많이 하는 회사”라면서 “나머지 회사들은 5년치로 제대로 해석했는데 빗썸만 고의적으로 짧은 기간으로 해석한 걸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공시는 2024년 7월19일 제정된 DAXA 모범규준 제19조에 따른 것이다. 해당 조항은 ‘최근 5개 사업연도를 합산해 10억원을 초과하는 재산상 이익을 특정 이용자 또는 거래상대방에게 제공한 경우 그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빗썸은 “DAXA 부칙 제3조 재산상 이익 제공 관련 기록·보관 의무 시행일(2026년 2월1일) 이후 제공된 재산상 이익 내역을 토대로 작성됐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DAXA 관계자는 “첫 공시다 보니 조문상의 해석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며 “확인해서 맞춰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들은 이른바 ‘고래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거래량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등급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빗썸은 최상위 블랙 등급 유지를 위해 월 1000억원 이상의 거래가 필요하다. 일반 투자자의 수수료율은 0.25% 수준이지만, 할인 쿠폰을 적용하면 0.04%까지 낮아진다. 단순 계산으로 최상위 이용자의 2개월 거래 규모는 5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도 이번 공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도한 수수료 인하 경쟁이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과당매매를 유발하고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며 “가상자산시장은 이러한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으로 미흡한 부분을 점진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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